코스피 더 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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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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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상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느냐를 두고 전망이 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미국 금융시장 안정과 외국인 매수 확대로 1500선을 넘어설 것이란 의견과 단기 급등과 기관 수급 부담으로 1400선 근처에서 등락할 것이란 견해가 맞섰다.

7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1124.47에서 1401.08로 무려 276.61포인트(24.59%)% 급등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6조3316억원 순매수로 지수 급등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은 6조3598억원 순매도로 조정기마다 내림폭을 키웠다.

◆지수 최대 1540선 상승=코스피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쪽은 지수 상단을 1490~1540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회복으로 불어난 유동성과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늘어난 외국인 매수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지수를 끌어 왔고 앞으로 그럴 것"이라며 "5월 예상지수를 1540선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망가졌던 미국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며 "다만 경기부양 효과가 언제 실질적인 소비 확대로 이어지느냐가 지수 상승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초부터 6조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이 이달 증시에서도 수급 주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융시장 기능이 살아나면서 현지 증시도 박스권을 상향 돌파했다"며 "급격한 원ㆍ달러 환율 하락도 금융불안이 해소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단기 급등으로 기술적인 조정은 몇 차례 있겠지만 이는 재상승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이달 지수 상단을 1500선으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경기ㆍ신용지표 회복도 긍정적이다.

오상훈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위기가 최악을 벗어났다는 신호가 경기ㆍ신용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이런 재료가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지만 1500선까지는 상승 여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지수 1400선 위에서 펀드환매도 우려만큼 확대되진 않을 것"이라며 "1300선을 넘어섰을 때도 이런 걱정이 있었지만 추가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로 대규모 환매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망종목으론 경기회복과 환율하락 수혜주인 자동차ㆍIT와 항공ㆍ여행주가 꼽히고 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00선을 넘어서면서 조정을 거치겠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 1490선까진 지수가 상승 탄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경기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 센터장은 "이번 상승장에선 경기에 민감한 자동차ㆍITㆍ철강주가 주도주로 떠오를 것"이라며 "정부정책과 환율하락 수혜주인 건설ㆍ항공ㆍ여행주도 눈여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400선 고점 박스권 등락=코스피가 1500선마저 돌파할 것이란 낙관론에 비해 1400선을 고점으로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란 신중론도 있다.

지수가 단기 급등하면서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커진 데다 기관이 매도로 일관하며 수급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기술적인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외국인 매수가 장기적인 투자인 지 의심스러운 데다 기관이 연초부터 6조원 넘게 순매도한 점도 염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외국인 매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 예측이 무의미하다"며 "국내 증시에 외국인이 관심을 보여 온 것 역시 신흥국가에 대한 전반적인 매수 확대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수가 기대심리로 올랐지만 본격적인 상승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대심리일 뿐 의미 있는 상승이 아니란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본격적인 회복을 확인하기 위해선 적어도 1~2개 분기는 더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박 센터장은 "손실을 50% 정도 회복한 수준인 현재 지수에선 개인이 등락 여부를 저울질하며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기대심리에 비해 상승을 이끌 확실한 재료가 없는 만큼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회복 속도를 추월한 주가도 부담스럽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상승 속도를 볼 때 호재 대부분이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며 "조정을 전제로 1420선을 이달 지수 고점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환율하락에 따른 효과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가 오를수록 차익실현 규모를 확대하는 기관 또한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지수 급등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를 넘어선 점도 상승 탄력을 제약할 수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 PER이 13배에 달해 아시아권은 물론 선진국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고평가되고 있다"며 "이달 지수는 1400선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 센터장은 "다만 미국 증시가 박스권을 탈피하면서 외국인 매수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예상보다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는 기업실적 또한 눈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진영·김용훈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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