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
현대엘리베이터 생산부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사장님은 CEO라고 해서 특별한 권위 의식이 없는 것 같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낸신다"고 말했다.
송진철(사진)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은 국내 유일의 토종 승강기 제조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수장으로, 업계에서 전형적인 ‘현대맨’으로 불린다.
1973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송 사장은 부장, 기획실장 등을 거쳐 지난 97년 홍보담당 상무이사에 이르기까지 20년 넘게 현대건설에서 근무했다. 또한 현대백화점 외식사업 계열사인 현대지네트 부사장도 역임했다.
현대정신으로 무장한 송 사장은 취임 8개월만에 외국업체들을 제치고, 현대엘리베이터를 국내 승강기 업계 1위에 올려놓았다. 지난해에는 40%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송진철 사장은 국내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는 글로벌 영업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등에 현지 판매망을 확대했다. 또한 인도 '키네틱 에스컬레이터 & 엘리베이터(KEEL)'의 지분 40%를 인수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고위 임원은 "현대건설에 오랫동안 근무했고 해외현장경험 때문인지 건설맨에게서 볼 수 있는 강인한 추진력과 해외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고 높이의 초고속 엘리베이터 테스트타워 '현대아산타워'를 완공, 초고속 엘리베이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한 탄소배출을 최소화한 ‘그린 엘리베이터’를 출시, 현대엘리베이터의 친환경 기술력을 선보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3D 모델링 기술을 이용한 엘리베이터 디자인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 디자인 시뮬레이션 시스템이란 영업 현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 사양을 선택하면 컴퓨터 화면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송진철 사장은 "노사화합을 지속시켜 온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건강한 노사문화 정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로 21년째 무분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달에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결의대회’를 열고, 임금동결 및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가 협력하기로 다짐했다.
또한 송 사장은 비승강기 사업부문을 강화, 현대엘리베이터의 수익 구조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물류자동화설비와 승강장스크린도어(PSD), 주차설비 등의 전략상품 개발을 통해 현재 15% 내외의 수출 비중을 3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몽헌 R&D센터’도 설립했다.
하지만 송진철 사장과 현대엘리베이터의 앞길이 순탄치 만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8억원을 기록, 2007년 1498억원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히 악화됐다. 또한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외국 승강기 업체들의 견제 역시 송 사장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이에 대해 송 사장은 "현대건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 건설 공사에 참여하면서 재도약을 이룬 것을 지켜봤다"며 "외국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하겠지만 지금이야말로 해외 시장의 문을 제대로 두드려 성과를 낼 때"라고 강조했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