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를 1400선 위로 끌어올린 외국인이 집중 매수하는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부터 외국인은 7조원에 육박하는 누적 순매수로 기관이 쏟아내는 차익실현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11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연초부터 직전거래일인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6조7789억원을 누적 순매수했다.
이는 기관이 6조6186억원 순매도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1124.47에서 1412.13으로 287.66포인트(25.58%)나 뛰어올랐다.
지수가 1400선을 회복하는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업종은 전기전자다.
코스피가 1400선을 하향 이탈한 작년 10월 6일부터 이달 8일까지 7개월 동안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무려 2조2504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증권(9502억원)과 운수장비(8166억원), 건설(5897억원), 유통(3950억원) 업종에도 외국인 매수가 몰렸다.
반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업종은 화학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화학 업종을 무려 8651억원 규모로 팔아치웠다.
이어 금융(7531억원)과 은행(-6543억원), 통신(-5516억원), 음식료(3674억원) 순으로 매도 물량이 많았다.
반면 기관이 가장 많이 매수한 업종은 화학(5781억원)으로 집계됐다. 최대 매도 종목도 외국인과 정반대인 전기전자(-5250억원)로 나타났다.
기관은 화학과 운수창고(2094억원), 의료정밀(2336억원)을 집중 매수했고 전기전자와 운수장비(-4486억원), 통신(-3320억원), 증권(-2382억원)을 주로 매도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엔씨소프트로 무려 253.30%에 달했다.
이어 서울반도체(203.39%)와 셀트리온(139.42%), 키움증권(133.83%), 삼성테크윈(93.25%), SK케미칼(89.66%), STX엔진(87.13%), 고려아연(81,87%), LG이노텍(81.60%), 롯데미도파(69.35%)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증권가는 전기전자 업종에 외국인 매수가 몰린 것에 대해 환율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하 대우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덕분에 반도체와 휴대전화, LCD 부분이 시장수익률을 상회했다"며 "이는 고환율 효과로 IT 관련 종목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융기관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더욱 늘리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임나라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 금융권에 대한 양호한 테스트 결과로 시장 신뢰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부도스왑(CDS) 스프레드가 떨어지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전했다. 임 연구원은 "3월 상승장 당시 자동차와 IT 관련주를 집중 매수했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금융주와 건설주로 관심을 넓히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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