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공기관 사이에도 기관장과 임직원들의 보수 격차가 매우 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기타공공기관'에 속해 그동안 정부의 관리·감독을 덜 받았던 20개 금융공기업의 기관장·임직원의 보수는 전체 공기업의 평균치를 크게 바꿔 놓을 만큼 높았다.
11일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취합한 알리오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97개 공기업의 직원 1인당 연간 평균 보수액을 보면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금융공기업이고 상위 10개 중 7개를 금융분야 공기업이 점유했다.
한국거래소가 직원 평균 연봉 97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이 9300만원으로 2위, 한국예탁결제원(9000만원), 중소기업은행(8600만원), 산은캐피탈(8500만원)이 뒤를 따르고 있다.
금융공기업 외에 10위안에 랭크된 공기업은 전자통신연구원(8500만원), 생산기술연구원(8400만원), 방송광고공사(8300만원) 등 3개다.
연구원의 경우 고학력자 위주로 편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방송광고공사 1곳 정도가 금융공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금융공기업 기관장들이 연봉과 업무추진비 등 명목으로 받은 금액이 평균 4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산업은행, 산은캐피탈, 기업은행, 코스콤, 기술보증기금 등 18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공기업과 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등 2개 기획재정부 산하 금융 관련 공기업의 지난해 기관장 평균 연봉은 3억5400만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연봉 1억7400만원, 전체 공기업 기관장 평균 연봉 1억5800만원보다 2배 이상 많다.
이들 금융기관장은 지난 한 해 동안 36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추가로 집행, 평균 3억8900만원을 수령해갔다.
이는 전체 공기업 기관장의 지난해 평균 연봉 1억5800만원, 업무추진비 2300만원과 비교해볼 때 2.2배 많은 금액이다.
기관장 연봉의 경우 한국거래소가 7억9700만원으로 독보적인 1위이며, 그 뒤를 수출입은행(5억9200만원), 산은캐피탈(5억8000만원), 중소기업은행(5억7200만원), 기술보증기금(4억5200만원)이 따르고 있다.
이외에 신용보증기금(4억5100만원), 산업은행(4억2400만원), 코스콤(4억1100만원), 한국기업데이터(3억4800만원) 등 금융공기업도 10위 안에 랭크돼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전체 공기업으로 확대 해석하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공기업 내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297개 전체 공기업의 1인당 평균 보수는 5500만원으로 20개 금융공기업 평균인 7400만원에 비해 2000만원 가량 격차가 있다.
신입사원 초임도 전체 공기업은 2700만원으로 금융공기업의 3300만원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기관장 연봉은 1억3500만원으로 금융공기업의 3억5400만원과 차이가 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 보수를 공개하면 보수가 지나치게 많은 공기업은 삭감 요구를 받게 되지만 상대적으로 보수가 작은 기관들은 노동조합에서 문제제기를 해 인상 요구를 하는 곳도 있다"며 "공기업 간에도 그만큼 임금격차가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