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현장 조사 없이 지자체 자료 그대로 인용
통계청이 일부 통계항목에서 현장조사를 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는 등 엉터리 통계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통계청 기관운영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통계청은 축산정책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분기마다 가축동향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공표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방문, 면접 등 현장조사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했다.
감사원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지역의 가축통계조사를 확인한 결과, 옛 전북통계사무소 김제출장소는 지난해 12월 김제시 용지면 일대의 닭사육 농가 70여곳을 현장방문하지 않고 면사무소의 닭사육 기초자료를 그대로 농업통계시스템에 입력했다.
이에 따라 김제시에서는 AI 발생으로 사육닭을 모두 살처분한 뒤 작년 10월 닭 4만8500마리를 새로 사육하고 있었으나 통계상으로는 사육닭이 없는 것으로 처리됐다.
옛 광주전남지방통계청 나주출장소도 지난해 3~12월 나주시 동수동 9개 농가 중 6개 농가에 대해 현장조사를 하지 않았다. 대신 나주시청의 닭사육 현황자료를 통계시스템에 입력한 뒤 9개 농가를 모두 방문조사한 것처럼 처리했다.
또 옛 경기지방통계청 등 5개 지방통계청은 지난해 골프장 건설로 관할지역 경지면적이 62만4668㎡ 감소했는데도 현장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지면적 통계수치가 실제보다 적게 공표됐다.
통계청의 인구동향 조사에서도 일부 통계오류가 발견됐다. 감사원은 지난 2006~2008년 서울, 부산 등 11개 광역시·도를 표본으로 무연고 사망자 가매장 실태를 파악한 결과, 무연고 사망자 현황(2006년 474명, 2007년 465명, 2008년 419명)이 인구동향 통계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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