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혐의로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이란에 억류돼 있는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32)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아 곧 석방될 것이라고 변호인이 11일 밝혔다.
변호인 압돌사마드 코람샤히는 "이란 법원에서 사베리에 대한 감형 소식을 전해왔다"며 "오늘(11일) 중으로 사베리가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이 전했다.
그는 또 법원 판결에 따라 사베리가 5년간 이란에서 취재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라디오 NPR과 BBC, 폭스뉴스 등의 프리랜서로 활동한 사베리는 이란 당국이 발급해준 취재 허가증 유효기간이 2006년 만료된 뒤에도 취재행위를 빙자해 간첩행위를 벌였다는 혐의로 지난 1월 체포된 뒤 지난달 18일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사베리는 유죄판결에 항의하는 차원으로 최근 2주 가량 단식투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베리의 구속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이란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심 판결 뒤 "그가 어떤 유형의 간첩활동에도 연루되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석방을 촉구했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검찰에 서한을 보내 재판을 공정히 처리하고 사베리에 대한 법적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베리에 대한 감형 가능성은 1심 판결 직후부터 제기됐었다.
전문가들은 `중형 선고 뒤 감형'이라는 수순을 통해 이란이 미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감형 선고는 이란 사법부의 독자적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사베리에 대한 감형은 미-이란 관계 개선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연합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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