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 |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이 최근 임원·팀장급 30~40여명이 모인 회의석상에서 한 말이다. 박 부회장은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는 것은 팬택이 치열한 경쟁 환경에 내몰리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요량이 줄어드는 것보다 더 큰 위기는 모든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경쟁에 돌입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지난 2년 동안 임직원과 뼈를 깎는 기업개선작업을 하면서 체득한 것이다.
팬택계열은 지난 2005년 모토로라의 레이저폰이 전세계에서 6000만대 이상 판매되는 빅히트를 기록하면서 유동성위기를 맞았고 결국 2007년 4월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팬택은 이 과정에서 4500여명이었던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아픔을 겪었다.
박 부회장은 기업 생존의 위기에서 픽스앤맥스(Fix&Max)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자원과 지출은 고정(Fix)하고 효율을 극대화(Max)하는 것으로 신규투자와 대규모 인력 충원을 자제하고,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20여 개국에 달하던 진출 국가를 10여 개국으로 줄였고 휴대폰 출시 모델 수도 매년 30여종에서 절반으로 줄였다. 대신 한 제품이라도 실패하면 회사가 입을 타격은 컸다. 기술, 제조, 영업 등 모든 사업 분야가 한 제품을 만들 때 마다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그 결과 박 부회장은 기업개선작업 개시 후 7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2007년 하반기 7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후 지난해 매출 2조959억원, 영업이익 2013억원, 올 1분기에도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이 예상된다. 출시 기종은 줄었으나 제품 1대당 판매량은 증가했고, 매출액은 과거에 비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났다.
박 부회장은 올해부터는 Fix&Max 경영전략을 고도화한 이맥스(eMAX) 전략을 새롭게 채택했다. 효율(Effiency), 효용, 효과를 극대화(Maximize)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 부회장은 “직원 한 사람이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최대의 효율, 효용, 효과가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묶어뒀던 투자를 풀어 기술개발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는 영업이익의 10%인 200~300억원 정도를 기술개발에 투자한다. 내년에는 한국, 일본, 북미, 중남미 등 현재 4개 전략지역에서 러시아, 유럽 등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팬택계열이 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해야 할 시점은 2011년 말. 하지만 박 부회장은 굳이 졸업을 앞당길 계획은 없다.
박 부회장은 팬택이 ‘벤츠’ 같은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벤츠는 판매량 1위는 아니지만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는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팬택도 점유율, 판매량 1위보다 소비자가 떠올렸을 때 ‘특별한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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