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경제 현저히 개선된 것 없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우리 경제에 대해 "현저하게 개선된 것은 아직 없다"고 평가했다.

12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 시장 전망이 썩 좋지 않다"며 "중국의 경우 몇 달 전에 비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전체적으로 수출여건이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내수도 고용이 준 데다 임금상승도 어려운 상황이라 소비수요가 크게 살아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설비투자도 뚜렷한 소전 기미가 안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경기후퇴는 아니지만 현저하게 살아난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아직은 불안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은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기준금리 2.0%는 실물경제 상황이나 전망에 비춰 상당한 정도의 금융완화 기조"라면서 "전체적으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과잉 유동성 논란과 관련, "현재 상황서 유동성이 과하다고는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단기유동성의 빠른 증가율은 금융과 실물에의 영향을 감안해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동성 환수를 거론할 때는 아니다"라며 "수습방법은 기준금리를 빨리 올리고 늘어난 자산을 다시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은은 위험자산을 많이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에 비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환율변동에 대해서는 "최근 환율변동은 작은 규모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지난해 1, 2월까지 1000원 밑에 있던 환율이 1500원까지 갔다가 최근 1300원 밑으로 떨어졌는데, 큰 환율변동은 수출, 경상수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환율은 가격변수여서 경제 각 분야의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수출입장에서만 환율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물가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환율변동의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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