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 총재 문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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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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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가 변곡점을 지났나.
▲ 경기가 작년 12월 이후 급속히 위축했는데, 최소한 위축 속도는 완만해졌다. 아직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아니지만 마이너스 정도가 완만해지면 그것도 변곡점이다. 연율로 10% 감소하다 3% 감소하면 그 자체로 달라지는 것이다.

작년 4분기에 연율로 20% 가까운 위축 속도를 보였는데 올해 1분기에는 전기 대비 0.1%로 `마이너스'는 안 나왔다. 각종 지표를 봐도 연초의 걱정했던 것처럼 경제가 계속 위축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 유동성 흡수 시점은.
▲ (유동성 흡수를) 본격적으로 거론할 상황은 아니다.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수습하는 것은 크게 보면 2가지다. 기준금리를 빨리 올려야 하고, 거기에 맞춰 늘어난 자산을 줄여야 한다. 한국은행은 자산을 늘였다가 줄이는 데에 상당히 유리한 위치다.

우선 한은은 위험도가 높은 자산까지는 별로 취득하지 않았다. 위험이 큰 자산이 많으면 금리가 오를 때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장기 자산이 많아도 손실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한은은 다른 몇몇 국가의 중앙은행보다 조금 더 유리한 입장이다.

통화안정증권 발행이나 자금조정대출·예금과 같은 완충장치 등 여러 측면에서 위기 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회수하는데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상태로 본다.

단지 기준금리를 언제 신속하게 조절할 수 있느냐는 전체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금통위원의 결정에 달렸지만, 통화정책은 국가적인 결정이기에 여론 등 주변 여건도 관련이 있다.

적절한 때가 되면 원만하게 (금리 조절이) 이뤄지도록 다 같이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

-- 시중자금 단기부동화의 영향은.
▲ 단기유동성은 현재 활발하게 일어나는 금융거래, 주식 등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일부는 기업들이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또 순수한 저축자 입장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결정을 못 해 관망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금융경제 환경이 크게 바뀌는 상황에서는 상당수 사람이 유동성을 단기로 가져가는 현상이 나타난다. 아직은 `단기유동성이 크게 문제를 일으켜 당장 무슨 대책을 써야겠다'는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다.

-- 현재 주가와 환율 수준이 적절하다고 보나.
▲ 두 가지 모두 중앙은행 총재가 답변할 수 없는 질문이다. 특별한 목적이나 의도가 없다면 적절한지 아닌지의 판단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득 '보다 `실'이 많다.

단지 가격 변수가 움직일 때에는 다 이유가 있다. 대부분 경우 시장의 흐름에 따라 가격변수가 움직이도록 보는 것이 정책 당국으로서의 바른 태도다.

(가격변수를) 일일이 관리하겠다는 것보다는 어떤 궤도를 크게 벗어나 불균형이 누적되는 상황인지 아닌지를 관심 있게 관찰한다.

만약 불균형이 누적돼 미래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경고도 하고 행동도 할 텐데 지금 상황은 그렇게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 금융완화 정책의 부작용은.
▲ 모든 정책은 순기능과 역기능적인 측면이 있다. 득실이 있다. 부담이 전혀 없는 정책은 없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순기능이 크고 역기능은 적은 정책 수단과 시기를 선택하는 문제다. 지금 택하는 금융완화는 지금 시점에서 적절한 정책이라고 보고 있다.

만약 상황이 바뀌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 되면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 또 큰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순기능을 키우고 역기능을 억제하는 다른 보완수단이 있다면 동원하기도 한다.
금융완화의 부작용이 클 것 같으면 그 정도를 줄이고 필요하면 긴축으로 가야 하겠지만, 지금은 금융완화의 시기이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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