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석달째 동결…통화정책 속도조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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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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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2일 현재 2.00%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3월과 4월에 이어 3개월째 동결됐다.

전문가들은 아직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데다 재정확대 정책과 맞물릴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한은이 통화정책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딥에 대비해 최후의 카드를 남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5.25%였던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며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에 주력했다. 하지만 올 3월 이후부터는 기준금리를 유지한 채 경제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한은의 이 같은 통화정책 기조는 경기 하강속도가 완만해져 더 이상 금리 인하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실물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는 등 최근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에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체적인 경제활동 위축현상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다소 개선된 모습으로 기업이나 가계를 대상으로 하는 심리지표 등도 최근 한 두 달 사이에 좀 호전되는 기미가 있다"면서도 "여전히 내수가 부진하고 수출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향후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도 "금융분야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흐르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아직 회복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어 금리를 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일단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시도하고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은 나중을 위한 카드로 아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현재 기준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정부의 29조원 규모의 슈퍼추경이 곧 발효되면 자칫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용식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팽팽한 통화정책과 긴축적인 재정정책이 맞물릴 경우 자칫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버블 붕괴를 회복하던 일본도 세율을 다소 올렸다가 이내 경기침체로 빠져든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경기 회복 기조를 형성하기 위해 조심스레 움직이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현재 한은과 정부는 통화 및 재정정책을 통해 시장에 안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보다는 금융안정을 위한 보조자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기준금리 2.0%는 실물경제 상황이나 전망에 비춰 상당한 정도의 금융완화 기조로 전체적으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침체된 경기가 살아나다 다시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는 더블딥을 우려한 '히든카드'로써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을 남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호상 외환은행 연구위원은 "최근 해외로부터 채권 물량도 충분히 소화되고 있는 만큼 한은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며 "한은은 현재의 관망세를 이어가고 금리조정은 경기 회복의 여력 확보를 위한 카드로 아껴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기준금리 조정 여부는 한동안은 핫이슈가 아니다"라며 "더블딥 우려도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올 하반기까지는 재정정책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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