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급락 수출기업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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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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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에 최저...투자 심리, 이머징 마켓이 이유

우리나라 수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원·엔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수출 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이는 엔·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3월 이후부터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원·엔 환율은 1268.3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6일 1242.3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저치다.

또 지난 2월에 기록한 원-엔 환율 연중 최고치인 1604.5원(100엔당)과 비교하면 340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낙폭율로는 21%에 이른다.

원·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보다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조선 철강 전자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놓여있어 상호국의 통화 가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80년 1분기부터 2001년 4분기까지의 환율 변화와 수출액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 변동하면 수출 물량은 1.3% 변동에 그치는 반면 원·엔 환율이 10% 변동할 때 수출 물량은 3.4%나 변동한다. 

원·엔 환율이 급락하는 주요 이유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엔화로 쏠렸던 투자가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겹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87.36엔을 기록한 이후 상승 추세로 반전해 올해 3월 99엔대까지 올랐고 그 이후부터 97~100엔 사이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의 외환사이트인 CAFX는 향후 엔·달러 환율이 일목균형표의 구름대로 들어가 엔·달러 환율이 상하단이 막힌 레인지를 나타낼 수 있다는 의견을 펼치기도 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573원까지 올라선 후 하락세로 돌아서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246.4원을 기록해 최고점대비 21%의 감소율을 보였다. 

앞으로의 환율의 움직임 또한 수출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환율 움직임이 외환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이른바 정상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남우도 삼성증권 채권분석 연구원은 "금융위기에 엔이 대표적인 안전자산 역활을 해왔는데 지금은 이머징 마켓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며 "그동안 엔화가 너무 강세를 보였고 우리나라는 너무 약세를 보였는데 이게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은 환율 특수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우리 기업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은 그동안 일본 경쟁업체들이 엔 강세로 고전하는 와중에 우리가 고환율을 보였기 때문인데, 이 두가지 요소가 함께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성태 총재는 이날 기자 회견에서 "최근의 환율 변동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출과 수입 그리고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꽤 된다"면서도 "다만 환율 하락 효과를 평가할 때 수출입이라는 너무 한쪽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환율도 가격변수이고 가격이 움직이는 것은 이유가 다 있다"며 최근의 환율 변동에 정책당국이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김종원 김유경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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