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예한울저축은행 인수에 나서는 등 대형 저축은행들이 지방 영업 거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예한울저축은행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550~600억원의 입찰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예한울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경북 지역의 영업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예한울저축은행은 포항, 대구, 경주, 부안, 분당 등에 점포를 갖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전국구 저축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스템 경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 영업구역은 11개로, 6개 광역권을 갖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라며 "본래 저축은행 영업권은 본점이 있는 곳에서만 가능하지만 유일하게 지역 거점을 노릴 수 있는 방법은 M&A 뿐이다"라고 밝혔다.
즉,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피인수 은행의 영업권을 확보하는 방법만이 지역 거점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라는 얘기다.
한편 예보와 예한울저축은행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는 14일 최종 매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중부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충북 지역 영업권을 확보한 바 있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 이어 충북과 경북 지역까지 진출하면서 경부축을 잇는 영업권을 갖추게 됐다.
솔로몬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 등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도 영업 범위를 지방으로 확대하고 있다.
솔로몬 저축은행은 수도권과 함께 호남 지역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북 익산과 전주, 군산 등에 위치한 지점들을 활용해 지역 서민금융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서울 명동과 선릉에 지점을 개설한 토마토저축은행은 이달 중 대전과 대구 등에도 지점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경기 지역에서 벗어나 전국구 저축은행으로 발돋음하기 위해서다.
토마토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 범위가 한 지역으로 국한되면 경영 안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지방에 영업 거점을 마련하게 되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이 통과되면 대형 저축은행의 지방 진출은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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