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탓에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된지 오래다. 글로벌 거대 기업들도 당장 운전자금을 걱정해야 하는 마당에 이제 막 시작하는 신생 기업들에게 투자금 유치는 언감생심이다.
전미벤처캐피털협회(NVCA)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의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47% 급감한 30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12년래 가장 적은 액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8%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밴처캐피털이 바닥을 드러낸 것은 아닌 만큼 투자 유치에 성공한 신생 기업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바이오 제약업체 라이세라는 지난달 36억 달러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리즈 A'는 미국 벤처캐피털업체들의 투자 방식 가운데 하나로 기업의 매출이 발생하기 전 사업 아이템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 등을 평가해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다. 시리즈 B나 시리즈 C는 매출 발생 이후에 투자가 이뤄진다.
라이세라가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은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세포 이상 증식 환자들을 위한 면역 강화제가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모은 결과다. 신생 기업도 혁신성과 창의성만 돋보이면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11일(현지시간) 신생 기업 정보업체 유누들과 함께 미국 내 벤처 캐피털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벤처 캐피털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로 바이오테크 및 의료장비업체가 꼽혔다고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부터 한 달간 149개 벤처 캐피털은 5만3000개 신생 기업에 모두 15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들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전체 금액의 67%를 시리즈 B나 시리즈 C 방식으로 투자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26%가 바이오테크 및 의료장비 관련 업체에 투입됐고 16.5%가 청정 에너지 등 클린테크 분야에 투자됐다.
바이오 및 클린테크 분야로 돈이 몰린 것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경기부양자금을 동원해 이들 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어 인터넷과 반도체 등 하드웨어, 금융 부문이 각각 14.3%, 11.4%, 11.2%로 뒤를 이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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