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연초부터 주식시장에서 7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작년까지 매도했던 물량을 다시 채우려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가는 이를 근거로 외국인이 상당 기간 증시 수급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연초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666억원을 누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2월 8620억원 순매도에서 3월 1조2767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뒤 전달과 이달 각각 4조2008억원과 1조6820억원 매수우위로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금융위기 완화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약해지면서 외국계 자금이 다시 국내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수가 단기 급등하면서 이런 매수세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관 투자자가 전달 4조원 넘게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에도 줄곧 주식을 팔고 있어 앞으로 지수 흐름이 외국인 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것은 외국인 매수 여력이 아직 충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점이다.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뒤 하락장세가 펼쳐진 2007년 11월부터 작년 저점을 기록한 10월24일까지 외국인은 모두 41조4267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올해 순매수한 금액은 7조666억원으로 매도 물량과 비교할 때 6분의 1에 불과하다.
업종별로는 하락장에서 금융(8조4935억원), 운수장비(6조8217억원), 철강ㆍ금속(3조9469억원), 건설(2조6475억원)을 공격적으로 팔았다.
다시 상승장에선 운수장비(1조7396억원), 건설(1조3699억원), 금융(8207억원), 철강ㆍ금속(8604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이 작년 포트폴리오에서 과도하게 줄였던 한국 비중을 다시 늘리고 있는 것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매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매수량이 아직 적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매수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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