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러시아산 PNG 사업 최대 성과로 ‘홍보’
북한 거부로 사업 실질적 진전 없어…실무계획조차 無
가스공사 “사업 무산될 수도... 정부가 北 설득해야”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자원외교와 관련해 최대 성과로 평가된 북한을 통과하는 러시아산 파이프 천연가스(PNG) 도입이 자초될 위기에 직면했다. 북 미사일 발사 이후 남북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과 맞물려 이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검사를 벌이고 있는 한국가스공사가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13일 알려져서다.
◆청와대, 러시아산 PNG 도입…남북관계 개선 기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2015∼2017년부터 연간 PNG 750만t을 30년간 도입키로 합의했다. 파이프관의 북한 통과 방안으로는 ‘블라디보스토크~원산~평양~개성~남측 서해’ 육상 경로가 유력시 됐다.
이 사업의 비용은 30년간 천연가스 구매액 900억 달러와 석유화학단지 건설비 90억 달러, 북한을 경유하는 배관건설비 30억 달러 등 1천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특히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벌인 자원외교의 최대 성과로 평가하면서 이 사업이 남북협력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했다. 북한에 천연가스 수송을 위한 파이프간이 구축되면 ‘통관료’ 명목으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남북 모두 ‘윈-윈 전략’차원의 안성맞춤이란 게 청와대의 자평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북한에 상당액을 지불하게 돼 북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런 협력을 통해 관계를 개선해 나가면 북한을 국제사회 일원으로 만드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타당성 조사한 가스공사 ‘회의적’
그러나 이번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가스공사는 회의적 반응을 내놨다.
현재 공사는 러시아 국영 가즈포럼과 공동으로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당초 올 연말까지 마칠 계획이었으나 북한의 협조를 얻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과 가스관 경유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번번히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본격적인 가스관 공사 착수를 위해 올 초 맺으려 했던 ‘공동조사협약’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사를 위한 실무계획 수립조차 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북한 등을 경유한 가스관 구축에 3년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2015년 천연가스 도입 계획도 무산될 처지다.
공사 러시아사업단 관계자는 “당초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가스관 구축 공사에 착수하려했으나 남북관계가 틀어지면서 요원해졌다”며 “기본·실무계획을 수립을 완전히 마무리하고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관 공사에 착수해도 3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PNG 도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공사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 해상 경로를 통한 LNG(액화천연가스)나 CNG(압축천연가스) 등의 도입도 검토중이지만, PNG에 비해 경제성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측은 “러시아가 북한과 가스관 경유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사업은 양국간 석유업체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결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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