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 몰락 원인은 회사에 대한 '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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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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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중 하나였던 베어스턴스는 지난해 3월 JP모건체이스에 헐값에 넘어갔다. 1년 뒤인 현재 베어스턴스의 자취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3월 14일 베어스턴스의 앨런 슈워츠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자금난을 시인하고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틀 뒤 JP모건체이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원에 힘입어 베어스턴스를 2억7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베어스턴스는 결국 금융위기의 신호탄을 쐈다는 불명예를 안고 사라졌다.

월가에서 그나마 찾아볼 수 있는 베어스턴스의 자취는 증권 계열사인 베어스턴스프라이빗클라이언트서비스뿐이다. JP모건체이스로 넘어간 베어스턴스 출신 직원 1만4000명 가운데 현재 남아 있는 인력은 5000명에 불과하다. 이는 JP모건체이스 전체 직원 22만5000명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WSJ) 14일 베어스턴스가 몰락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 과정을 되짚었다.

신문은 우선 간부들 가운데 베어스턴스를 파산으로 몰아넣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로 지미 케인 회장을 꼽았다.

케인은 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린 위급한 상황에서도 헬리콥터를 타고 골프장을 찾는 등 여가생활을 만끽했다. 그는 '가난하지만 똑똑하고 부자가 되고 싶은 강한 열망(PSD)'을 가진 전형적인 인물로 그려졌지만 결국에는 그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셈이다.

아울러 신문은 슈워츠 CEO가 회사의 자금난을 인정하지 않아 필요한 자금을 제 때 수혈하지 못한 것도 베어스턴스의 파산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회사에 대한 경영진들의 지나친 믿음도 화를 부추겼다. 이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헤지펀드에 대한 자체 감독도 소홀히 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신문은 비판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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