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호진 태광 회장, 600억 비자금 조성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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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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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홈쇼핑 업체들로부터 600억원 가량의 웃돈을 챙긴 협의로 조만간 검찰에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그룹 계열사 복수케이블TV 운영사업자(MSO)인 (주)티브로드의 ‘황금채널(4번-11번대)’을 TV홈쇼핑 3사에 장기간 배정하는 조건으로 60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챙긴것으로 밝혀졌다.

내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지난 2월 이 회장의 관련 계좌에서 정체불명의 뭉칫돈 600억원을 발견하고 출처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TV 홈쇼핑 3사(GS홈쇼핑, CJ홈쇼핑-현CJ오쇼핑, 현대홈쇼핑)의 자금이 여러 경로를 통해 세탁된 후 국내 모기업의 해외법인을 거쳐 이 회장의 관련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TV홈쇼핑 3사는 600억원의 자금을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된 보험판매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상품 판매수수료와 광고비 등에서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 관계자는 “이 회장의 국내외 계좌를 훑은 결과 거액의 뭉칫돈을 발견했다”며 “해외법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자금 세탁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홈쇼핑 3사가 티브로드의 황금채널을 장기간 보장받기 위해 오너인 이 회장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간의 뒷거래는 그간 업계에 공공연한 비밀인 소위 ‘런칭비’라고 한다. 홈쇼핑 회사들이 종합유선사업자(SO)들에게 송신수수료 이외 웃돈을 건네는 게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것이다. 

종합유선사업자로부터 좋은 채널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방송채널사업자(PP)는 광고유치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SO들에게 웃돈을 주고 채널배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PP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SO인 티브로드의 불공정 거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터질 것이 터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이미 참고인 조사까지 마쳐 수사를 완료한 상태다. 이회장의 기소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며 최종 소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행정관 성매매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태광그룹의 검찰 내사는 지난 2월초부터 꾸준히 제기됐었다. 성매매 사건 이후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티브로드 역시 2005년 같은 계열 PP업체에 수신료를 타 업체에 비해 무려 600% 이상 과다 책정해 지급해온 사실이 드러나 공정위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 회장의 비자금이 개인 재산증식이나 방통위와 공정위 등에 로비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 측은 “1년 전 검찰이 티브로드와 관련해 이 회장을 상대로 수사했지만 무혐의로 풀린 것으로 안다”며 “최근 검찰 수사나 비자금 조성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박용수 기자 p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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