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익률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한화증권이 작년 4월 판매한 '스마트 ELS 10호' 헤지 운용을 맡은 캐나다 은행이 전달 22일 수익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기초자산 주식을 만기 당일 대량 매도, 주가를 하락시켰는지 조사하고 있다.
문제가 된 한화증권 '스마트ELS 10호'는 포스코와 SK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으로 만기일에 두 자산의 주가가 최초 기준주가의 75% 이상이면 연 22% 수익률이 지급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만기일인 지난달 22일 장 마감을 앞둔 동시호가 시간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내내 플러스를 유지하던 SK 주가가 갑자기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ELS 수익률은 결국 마이너스 25.4%로 결정돼 22% 고수익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은 오히려 손실을 입게됐다.
이 과정에서 동시호가 때 쏟아진 SK 매도물량 중 절반 이상이 이 상품의 원 발행자이자 헤지를 담당했던 캐나다은행에서 들어온 주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고의적인 주가 조작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국거래소가 조사에 나섰다.
거래소 담당자는 "시장 건전성을 침해할 소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정황과 내용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의혹대로라면 문제가 심각하다"며 "거래소 조사 결과가 감독원으로 넘어오는대로 확인한 후 제도 개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상품을 판매한 한화증권은 직접 상품을 만들거나 기초자산 매매에 개입한 것이 아닌 만큼 당국의 감리결과를 보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우리는 상품의 판매를 담당했을 뿐이라 기본적으로 수익구조에는 책임이 없다"며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됐다는 점에서 우리도 피해자"라며 하소연했다.
이어 "상황이야 어쨌든 우리 증권사를 통해 상품을 사 간 고객이 피해를 입은 만큼 당국 조사결과를 보고 고객을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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