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뛴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 "지금 위기는 또다른 '미션'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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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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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주인없는 기업으로써 흔들릴 수 있는 대우조선이 최고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CEO의 리더십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대우조선해양과 관련, 증권사 조선담당 연구원이 그 원인을 분석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매출 11조 746억원, 영업이익 1조316억원을 달성, '매출 10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업계에서 '뚝심 있는 재무통'으로 통하는 남상태 사장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대우조선을 세계 조선업계 2위로 이끌었다.

남상태 사장은 지난 1994년 대우조선공업과 대우중공업이 합병할 때 자금부장으로 참여, 각종 현안을 마무리지었다. 또한 2000년 소액주주 소송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난관에 부딪쳤을 땐 이해당사자 사이의 갈등을 해결, 대우조선의 기업분할을 이끌어냈다.

특히 차입금 조기 상환과 효율적인 자금 운용으로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남상태 사장은 "대우조선이 재벌 계열 조선업체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올해는 매출액을 13조원을 달성, 세계 1위의 조선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를 위해 남상태 사장은 'F1전략'을 수립, 오는 2012년까지 매출 24조원을 목표로 뛰고 있다. F1전략은 업계 최고의 경영목표(First)를 빠른 시간 안에 달성하고,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 전환하며(Fast) 회사의 규정과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Formula)하자는 것.

남상태 사장은 F1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핵심사업 경쟁력강화 △미래 성장동력 발굴 △자강불식(自强不息)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의 경영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공격적인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은 친환경 에너지 선박 건조와 관련한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프로펠러의 바로 앞부분에 4개의 고정 날개를 부착, 선미부분에서 프로펠러로 유입되는 물의 흐름을 균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전류 고정 날개'를 개발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기존 선박에 비해 5%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엔진이 설치된 컨테이너선의 경우 엔진 배기가스의 온도가 높고 가스 배출량도 많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 효과가 훨씬 크다.

또한 대우조선은 화물창 안에 LNG증발가스가 전혀 발생되지 않는 'sLNGc(Sealed LNG Carrier)'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는 증발가스 발생을 '0'으로 만들어 척당 연간 100만 달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배의 엔진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재활용, 약 6%의 연료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WHRS(Waste Heat Recovery System)도 개발했다.

이런 성과와 자신감에도 남상태 사장과 대우조선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신규 수주는 어려움을 겪고 있고, 채권단의 매각절차 역시 뚜렷하지 않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에 대해 남상태 사장은 "슬림하고 스피드해야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다시 한번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은 기존 부서들 사이의 중복 업무를 통합하고, 업무 중심으로 여러 팀을 통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남상태 사장은 그동안 탁월한 위기 관리능력을 보여줬다"며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여부가 그에게 주어진 또다른 임무"라고 강조했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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