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녹색' 물결이다. 각국이 신성장동력으로 친환경적인 녹색산업을 내세우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녹색 펀드 가운데 대체에너지 펀드는 이달 13일 기준으로 1개월 평균 11.97%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ㆍ외 주식형펀드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은 성과다.
그러나 대체에너지 펀드도 수익률 격차가 5~15%에 달해 옥석을 가려 투자할 필요가 있다.
덮어놓고 투자했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단 이야기다.
녹색 펀드란 대체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친환경 펀드를 말한다.
환경친화적인 사업이면 모두 녹색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다.
녹색 펀드는 대체에너지 펀드로 대부분 분류된다.
대체에너지 펀드는 국내형보다 해외형부터 선보였다.
이는 미국ㆍ유럽 같은 선진국에서 일찍부터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해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해외 대체에너지 펀드를 보면 대부분 미국ㆍ유럽 기업에 투자한다.
눈여길 것은 수익률 편차가 심하다는 것.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가장 큰 이유는 투자 업종 차이에 있다.
3월부터 중국이 태양광 투자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소식에 단기적으로 각국 관련 기업 주가가 뛰어올랐다.
이때부터 펀드마다 투자전략도 바뀌었다.
일부 펀드는 단기 급등한 태양광 업종을 줄이고 풍력 비중을 늘렸다.
하지만 4~5월에도 태양광 기업이 저가 메리트를 부각시키며 풍력 관련 회사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한 펀드는 그대로 유지한 펀드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물론 태양광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 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태양광 산업에서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모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체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을 갖춘 풍력에 끌린 것은 당연할 수 있다.
환율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대체에너지 펀드는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상품을 모두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1개월 동안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은 각각 9.56%와 12.07% 수익률을 기록했다.
환노출형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이유는 1개월 새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주가 상승분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체에너지 펀드에 투자할 땐 환율에 대한 전망도 꼭 챙겨야 한다.
해외 주식형펀드와 달리 국내 주식형펀드는 대체에너지 관련 펀드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산업자산운용과 미래에셋운용, 하이자산운용에서 녹색성장 펀드를 내놨지만 이제 겨우 출시 1개월을 넘기고 있어 성과분석도 힘들다.
성과분석이 가능한 국내 대체에너지 펀드는 흥국운용에서 내놓은 상품밖에 없다.
이 상품은 1개월 동안 6.79%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 상품이 보유한 종목을 보면 녹색산업이라고 하기엔 생소한 종목이 눈에 띈다.
KB금융이나 대우증권 같은 금융주에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설명서는 대체에너지 산업과 업종 대표기업에 7대 3 비율로 투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다 녹색기업이 상대적으로 주가 안정성이 떨어지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펀드가 가진 투자 철학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문제는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녹색성장 관련 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이는 국내 대체에너지 펀드가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분산투자가 기본인 펀드가 보유할 수 있는 종목 수가 적다면 제대로 운용하기 어렵다.
종목 수가 늘더라도 개별 기업에 대한 옥석을 가리다 보면 투자 대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수익률 차이는 펀드마다 투자 범위나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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