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경기 살아난다지만...기업의 경영환경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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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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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정책변화로 수출 증가하지 않을 수도
- 환율, 금리 등 기업의 비용 증가
- 경기 호전에 따른 수익 증가는 시간 걸려

정부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전망하고 있지만 수출 기업들의 우호적인 경영 환경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중국의 내수 증가 혜택을 우리 기업의 거의 누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을 비롯해 고환율 영향이 사라지고, 정부의 기업 지원도 줄어들고 있다. 유가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기업 비용 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기업의 비용 증가분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익 증가분을 넘어선다면 기업은 오히려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중국의 내수부문은 수출부문과는 달리 현재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중국의 해외수출이 1% 증가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0.9% 증가해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지만, 중국의 내수 관련 변수들은 대중국 수출 변화를 거의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는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내수부양 정책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상당히 제약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미국의 소비 감소에 따른 수요 감소가 중국의 내수 증가로 대체하기를 바라왔던 것이 사실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향후 미국의 소비가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대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 정책으로 우리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연구원의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난 셈이다.  

지난 1분기 중국의 성장 모양을 보면, 수출 중심의 대외개방 지역인 상하이(3.1%) 광둥성(5.8%) 저장성(3.4%) 등은 전국 평균(6.1%)을 밑돈 반면 내수 중심의 경제체제인 광시성(12.9%) 후난성(13.1%) 안후이성(11.6%) 등은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해 중국의 경제 지도는 이미 크게 바뀌었다.
 
이와 함께 환율 '특수'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수출 기업이 중시하는 원-엔 환율은 15일 현재 100엔당 1311원으로 연중 최고점 대비 20%가량 빠졌다. 원-달러 환율도 1200원대의 박스권을 형성하며 최고점보다 300원 가량 빠졌다. 

향후 환율 움직임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약화로 달러와 엔의 약세가 지속되고 국내 경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각 민간 국책 연구기관과 정부 관계자는 최근의 환율 움직임을 '정상화'로 표현하며 하향 안정화 추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반면 기업의 비용 증가는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를 육박하며 지난해말보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금리도 상승하는 모습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3%대를 넘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금리도 상승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의 재정정책과 환율 정책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정부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확장적 재정 정책을 안전성 중심으로 바꿀 것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내년도 재정은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뜻을 밝히는가 하면 사상 첫 추경 예산 운용 지침을 내놓으며 재정안전성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KDI는 3분기 성장률이 정부 예상(전분기대비 1.5% 상승)대로 이뤄진다면 현재의 확장적 통화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형욱 KDI 연구위원은 "자산 가격 버블 등을 점검해보고 금리도 조금씩 정상화하는 고민을 해야한다"며 "성장률이 정부 예측대로 간다면 3분기부터 통화정책의 기조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감독당국 역시 그동안의 무조건적인 기업 유동성 지원에서 기업 구조조정과 연계한 선별적 지원으로 정책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당장 경제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기업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 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 점도 기업의 대비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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