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400선 아래로 되밀리면서 증시 전망이 '조정 지속'과 '반등 시도'로 갈리고 있다.
먼저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선 점을 들어 숨고르기에 무게를 두는 의견이 잇따랐다.
반면 경기가 추세적인 개선 국면에 들어선 것은 분명한 만큼 일시적인 조정 이후 다시 상승에 나설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1~15일 한 주 동안 1412.13에서 1391.73으로 20.40포인트(-1.44%) 하락하며 단기 조정에 들어갔다. 이 기간 개인이 1조3451억원 순매수한 데 비해 외국인은 주 후반 매도우위로 돌아서 1899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여기에 기관이 1조3835억원 순매도하며 조정폭을 더욱 키웠다.
◆상승동력 부재 최대 악재=미국 소비지표 부진과 프로그램 매물 출회로 코스피가 1400선을 다시 내줬다. 주말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75%와 0.54% 하락했다.
1분기 실적시즌 이후 특별한 호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악재로 꼽히고 있다. 지수가 불과 두 달만에 40% 이상 급등한 것도 부담스럽다.
특히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수급마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미국 거시경제지표에 따라 소폭 등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추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내ㆍ외에 굵직굵직한 이슈가 없기 때문에 지수가 방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주에 미국주택건설업협회(NAHB)가 주택시장지수를 발표하지만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를 뒤집을 재료가 나오기 전까진 지루한 조정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시즌이 지나가고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도 완료돼 당분간 지수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이번주는 전반적으로 숨고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급에 따라 등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회복 모멘텀 아직 유효=경기지표와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아직 유효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조정 이후 지수가 다시 뛸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이번 조정은 한 박자 쉬어가는 수준일 뿐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이야기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큰 틀에서 보면 경기가 최악을 벗어났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단기 급등에 따라 어느 정도 예상해 온 조정인 만큼 이번 조정은 일시적인 속도 조절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조정폭은 5~10% 수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 추세 변화에 대해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만 조정과정에서 종목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가가 경기회복 속도를 추월했을 뿐 경기회복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은 아니란 이야기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자체가 불투명한 경우라면 증시는 경기 모멘텀 종료와 함께 급격한 가격 조정이 펼쳐졌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여전히 경기 모멘텀이 유효한 가운데 경기회복 속도를 추월했던 투자심리에 대한 조정 국면이기 때문에 급격한 가격조정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주 초반은 새로운 상승동력을 기다리는 기간 조정으로 박스권 등락이 나타날 것"이라며 "수급면에서 보면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에 의해 등락폭이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