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환경 악화 실적 하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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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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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금리 상승 이중고...정부도 재정 안정 중심 정책 선회 시사

중국의 내수 증가가 우리 기업의 수출 증가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KDI의 분석은 우리 수출 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고환율 혜택은 사라지고, 정부의 기업 지원도 줄어드는 한편 유가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기업 비용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비용이 수익보다 더욱 커진다면 오히려 기업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각 기업에 맞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할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미국의 소비 감소에 따른 우리기업 수출 감소가 중국의 내수 증가로 대체하기를 바랬던 게 사실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향후 미국의 소비가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대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 정책으로 우리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이 미국을 대신할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성장하면서 우리 수출기업의 활로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KDI의 분석 결과는 이런 정부 희망을 '꺾는' 결과다. 실제 1분기 중국 수출 실적은 165억1800만 달러로 25.1%나 감소했다. 이는 전체 수출 감소율인 24.9%보다 더욱 큰 것이다.

이 기간 중국의 대외개방 지역인 상하이(3.1%) 광둥성(5.8%) 저장성(3.4%) 등은 전국 평균(6.1%)을 밑돈 반면 내수 중심의 경제체에인 광시성(12.9%) 후난성(13.1%) 안후이성(11.6%) 등은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해 중국의 경제 지도는 이미 크게 바뀌었다.

이와 함께 환율 '특수'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수출 기업이 중시하는 원-엔 환율은 15일 현재 100엔당 1311원으로 연중 최고점 대비 20%가량 빠졌다.

원-달러 환율도 1200원대의 박스권을 형성하며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약화로 달러와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국내 경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면 환율 '특수'는 빠르게 사라질 수밖에 없다.

각 민간 국책 연구기관과 정부 관계자는 최근의 환율 움직임을 '정상화'로 표현하며 하향 안정화 추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반면 기업의 비용 증가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를 육박하고 있어 지난해 말보다 5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금리도 상승하는 모습이다.

미국 국채 금리는 3%대를 넘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금리도 상승 압력에 노출돼 있다.

정부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확장적 재정 정책을 안전성 중심으로 바꿀 것을 공식화하고 있다.

내년도 재정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뜻을 밝히는가 하면 사상 첫 추경 예산 운용 지침을 내놓으며 재정안전성에 크게 신경쓰는 모습이다.

KDI는 이와 함께 정부 예상대로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1.5% 상승한다면 정부의 확장적 통화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형욱 KDI 연구위원은 "자산가격 버블 등을 점검해보고 금리도 조금씩 정상화 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며 "성장률이 정부 예측대로 간다면 3분기부터 통화정책의 기조가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감독당국은 무조건적인 기업 유동성 지원에서 기업 구조조정과 연계한 선별적 지원으로 정책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경기 지표가 회복되더라도 기업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일정 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도 기업의 경영환경을 낙관할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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