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불만 고조…시장침체 고려한 대책 시급
민주, 대안없는 반대…한나라, 여론수렴 없어
6월 임시국회에서도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 통과가 여의치 않을 조짐이다.
집값 폭등을 우려한 민주당 반발이 큰 데다 부동산 현장에서도 ‘현재로선 개정안이 통과돼도 의미가 없다’는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안 처리를 당론으로 정한 한나라당의 의지도 소극적이어서 6월 임시국회 논의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장불만 고조, 다시 이는 실효성 논란
분양가상한제는 아파트값을 진정시키기 위해 일정 기준을 마련, 공공ㆍ민간택지에 건설되는 아파트를 분양가격 이하로 공급하는 제도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MB정부가 지난해 말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토록하는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국회에서 여야 이견차로 4개월 이상 계류 중이다.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자 신규분양 등을 준비하는 건설 현장에선 불만이 커지다 못해 국회통과 기대조차 거두는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S건설 관계자는 17일 “현재까지 5대 건설사는 몰라도 중ㆍ소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절정에 이른 상태”라며 “기존 가격도 분양이 안 돼 분양가가 낮아진 상황에 분양가상한제 폐지 후 가격 올릴 업체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정안의 시급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동감하면서도 "원안대로 통과한다 해도 워낙 경기침체가 장기화 돼 효력이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6만5641가구로 지난 93년 이후 최고치다.
이에 '철 지난' 법안이 아닌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걸맞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16일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고 건설사 채산성을 보전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폐지보다는 건설사의 경영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수석전문위원은 “건설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 구조조정을 통해 한계기업 퇴출을 유도할 필요도 있다”며 “부실업체가 퇴출되면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당론이라면서…”, 긴장 안하는 국회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개정안은 해당 상임위인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은 특별한 대안 없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집값이 상승해 서민들 부담을 더욱 가중할 우려가 있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건설업계가 계속 주택공급을 미루는 것은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족 외에도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폐지 방침을 계속 밝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6월 국회에서 개정안을 처리키로 당론을 정한 한나라당은 공청회 등 여론수렴도 않은 채 시간만 죽이는 상황이다.
국토위 간사 허천(한나라당) 의원 측은 이날 “휴회기라 의원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 (공청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당론인 만큼 다음 달에는 반드시 우선 처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허 의원은 4월 국회에서 “5월 중 공청회를 거쳐 다양한 여론을 수렴한 뒤 소위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장담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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