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 경영인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위해 하루 8시간의 수면을 권하고 있지만 이들에겐 건강보다 장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네덜란드 의료전자업체 필립스가 미국과 독일 영국 네덜란드 일본 등 5개국 기업 임원을 상대로 '수면 부족'에 대한 조사 결과 이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권고치보다 19%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체 응답자 중 40%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가장 큰 이유로 글로벌 경기침체를 꼽았다.
특히 미국인들 가운데는 다른 국가 경영진보다 많은 30%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고 답했다.
이어 독일이 27%로 미국 뒤를 이었고 영국과 일본 기업 임원 24%와 20%도 밤잠을 설친다고 응답했다.
반면 네덜란드 기업인 가운데는 12%만이 수면 부족을 호소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면 시간이 길었다. 이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38분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24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리서치업체 TNS가 2500명의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61%가 수면 부족이 업무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수면 부족 시간은 일년에 평균 6.2일로 이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연간 36억3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계에서는 수면부족 정도와 심각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면시간이 19세기 후반 전구가 발명되면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제약회사들이 수면부족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데이비드 화이트 필립스홈헬스케어솔루션스 의료부문 대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체중이 늘고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크며 고혈압, 심장마비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 쉽다"며 "수면부족은 심각한 건강문제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경영자들이 심적으로 안도를 느끼겠지만 지속적인 수면부족으로 나빠진 건강은 치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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