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故 박종태 광주지회장(38)이 목숨을 끊은지 13일만에 민노총 화물연대는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날 6000여 명의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총파업을 결의,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한편 사건의 발단이 된 대한통운을 비롯 많은 정재계 인사, 시민들은 故 박 지회장의 사망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하지만 고인의 뜻과는 별개로 '화물연대 총파업 결의'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 지난해 총파업 때와는 달리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업계는 문제의 발단이었던 대한통운 개인택배사업자 76명의 단가 인상 요구가 무리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통운 광주지사 택배단가 920원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현재 업계 전체 단가가 낮은 점은 문제지만 이번 사태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사측의 협상 거부에 대해서도 대한통운 측은 "개별협상을 통한 복귀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약 3분의 1은 정규직 입사 혹은 재계약을 한 상태다.
전국적인 공감대 형성 여부도 미지수다. 지난해 파업땐 고유가로 인한 생계 문제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이번엔 그같은 공감대가 없다.
특수고용직·비정규직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지만, 당장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경기침체로 어려운 때 물류대란으로 인해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 일개 회사가 손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추이를 계속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를 강행할 경우, 엄중 대응할 것을 경고했다. 지난 16일에도 400여 명이 연행되고 100여 명이 부상당하는 등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고인의 명복과 함께 또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빈다. 하지만 명분없는 이번 사태가 불필요한 피를 흘리는 것은 물론, 노동운동을 오히려 위축시키지 않을지 걱정된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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