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대표적인 악습인 '꺾기'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은 중소기업 대출 '꺾기' 실태조사를 통해 일부 은행이 보증부 대출을 하면서 예금 상품 가입을 강요한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용위험이 거의 없는 보증서 담보대출을 해주면서 고객의 자발적인 의사 없이 예금 가입을 강요했다는 사실에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말부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은행에 대해 중기 대출시 예·적금, 펀드, 보험을 끼워파는 행위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제배 불리기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여 강도 높은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출시 이후 가입자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판매를 위한 무리한 영업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은행은 워크아웃 회사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가입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금융위기 사태에서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정책 당국의 의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3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은행들은 사상 최저수준의 금리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최근 가산금리를 종전 1%포인트대 초반에서 최고 3%포인트대까지 올렸다.
대출금리를 책정할 때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는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지난 9월 5.83%에서 올해 3월에는 2.43%로 떨어졌지만 은행의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5.43%로 2%포인트 정도 하락하는데 그쳤다.
서민과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액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이다. 500만원 미만 소액 가계대출 금리는 6%대 중반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 1%포인트 정도 떨어진 셈이다.
중소기업과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외국계은행들의 행태에 대한 비난도 끊이지 않고 있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그리고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의 중기 대출 잔액은 4월말 기준 32조6000억원 정도.
정부 당국이 중기와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늘리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오히려 전년말에 비해 2조2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은행권 전체의 중기 대출 잔액은 12조원 증가한 43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외국계은행은 저신용자 대출에 대해서는 출시 계획조차 세우지 않은 상태다. 이들을 제외한 11개 은행은 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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