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현장·소통 경영으로 분주하다.
CEO들은 최근 극심한 경기 침체로 사기가 떨어진 임직원들을 만나 당부와 격려를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매일 이메일로 보고받고 답장하는 ‘이메일 경영’으로 유명하다. 박 부회장의 이메일 경영은 임원에서 사원까지 직급, 직책을 가리지 않는다. 박 부회장은 이메일 보고에 답장을 보내고, 회신에 또 답장을 하는 식으로 하루 100통 이상의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박 부회장은 특히 이메일 마지막에 “이 내용을 관련 임직원과 공유해 달라”는 문구를 넣어 경영 상황이 공유되도록 하고 있다. 팬택관계자는 “사전 이메일 보고와 공유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간부급 회의에서는 다른 절차 없이 바로 토론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과 만난다. 한 달에 1~2번 정기적인 점심모임 뿐 아니라 가끔 구내 식당을 찾기도 한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업무보다는 직원들의 개인적인 관심사, 희망사항 등을 나누며 친숙한 CEO로 다가서고 있다.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올 2월에 강남영업본부를 시작으로 최근 본사 경영지원 부문까지 전국 5개 부문, 24본부를 돌며 1600여명의 직원들과 만났다.
이는 임원과 직원간의 현장밀착 프로그램인 ‘MBWA(Management By Walking Around)’를 실천하기 위한 것. 조 사장은 ‘현장에서, 현물을 보고, 현상을 파악하는’ 이른바 ‘3현주의’를 통해 경영 전반에 필요한 혁신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올 초 사내 인트라넷에 익명성을 보장하는 ‘소통 한마당’을 개설했다. 정 사장은 각종 회의에서 구성원들에게 당부한 내용을 이곳에 싣고, 회사 구성원들의 반응을 듣고 있다. SK텔레콤 인트라넷 게시판에는 평균 100여건 이상 글이 올라오고, 방문자 수도 1000여명이 넘는다.
김인 삼성네트웍스 사장도 지난 달부터 3주간에 걸쳐 매주 한 번 ‘CEO와 함께 하는 희망의 대화’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부임 100일을 맞아 임직원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비전과 목표를 공유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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