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조선소. |
칭다오조선소 잠재부실이 현대상사 매각 실패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실제 부실 여부를 놓고 업계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칭다오조선소(칭다오현대조선)는 현대상사가 지난 2005년부터 지분 90%를 갖고 직접 운영하고 있는 중소형전문 조선소다.
현대중공업은 “이 곳 부실은 당기순손실 등 숫자로 이미 나와 있다”며 “이를 고려해 적정 가격을 써냈다”고 밝혔다.
반면 매각 주간사 측은 “칭다오조선소 재무상황 우려를 불식시고 연내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며 입장차를 확인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양 사의 매각·인수 희망금액 차이는 1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칭다오현대조선은 매출 760억원에 적자 43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약 3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해 기준 자산(1767억원)보다 부채(1853억원)가 더 높은 자본잠식 상태다.
숫자만 놓고 보면 현대중공업의 주장대로 부실 수준은 비교적 명확하다. 현대중공업은 사업을 새로 시작해야 할 정도로 부실을 심각하게 판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 거론되고 있는 부실 규모가 다소 과장됐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대형선박만 건조하는 현대중공업의 눈으로 보면 중소형조선소는 부실로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은 최저 2만5000t 이상 대형 선박만을 취급하고 있는 반면, 칭다오조선소의 경우 2만t 이하 중소형 선박 건조 능력만 갖추고 있다.
또 4년도 안된 회사의 부실을 거론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제조업의 경우 보통 5년 동안 평가 유예기간을 두는게 보통이기 때문에, 지금 부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채권단은 중국 조선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았다. 현재 중국에서는 외국기업 지분 제한으로 외국 자본의 투자가 어렵다.
채권단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 중 외국계 회사(현대상사)가 지분 90%을 가지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며 "현대중공업이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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