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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前 회장 "월가는 파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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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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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 회장은 19일 "30여 년간 일해왔던 월스트리트는 파괴돼 사라졌다"고 밝혔다.

프린스 전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TV 주최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금융 콘퍼런스'에 참가해 주제발표에서 "세계 경제사에서 지금처럼 폭넓게 빠른 속도로 파괴가 일어난 적은 없었다"며 "지금의 금융위기가 특정 지역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고, 하나가 아닌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원인으로 ▲ 세계 자본시장의 불균형 ▲ 통화정책의 무능함 ▲ 낙후한 규제·감시 ▲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등에 기초한 증권화 상품에 통제 실패 ▲ 수학적 금융모델에 대한 맹신 등 5가지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 등 전통적인 투자국가가 채무국으로 전락하고 중국 등 개발도상국이 신용 공여자가 되는 등 세계적인 자금 흐름이 역전되면서 금융시스템상의 불균형이 위기를 배태했고, 통화정책을 통해 자산 버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미국 등 중앙은행들의 무능함이 위기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빠르게 발전하는 금융산업의 발전에 부응하지 못한 규제와 감시에 문제가 있었으며, 허술한 규제 속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을 토대로 한 증권화 상품이 단기간 내 급증하고 품질이 저하된 것이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직접적인 원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 경험과 수학적인 모델에 의존해 미래를 예측하는 단선적인 사고가 금융산업 종사자들에 만연한 것도 원인이 됐다"며 "이는 증권화된 상품들에 대해 금융회사는 물론 규제당국과 신용평가사들에까지 맹목적인 믿음을 갖게 만드는 근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자, 극복 방안으론 "무엇보다 세계 자본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적인 공조 노력이 필요하며, 경제 부양, 자산 거품 확산 방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예방을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해관계를 배제한 채 금융 규제를 현대화하기 노력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특히 헤지펀드 등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증권화 상품이 본질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고 계속 진화해나가겠지만, 체계적인 규제를 갖춘 안전장치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학적 모델을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리스크 측정·관리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변호사 출신인 프린스 전 회장은 2003년 10월 창업자 샌퍼드 웨일에 이어 미국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된 뒤 법률과 규정 정비, 수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다 2007년 11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으로 인한 경영악화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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