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살아난 신종 플루 무역·여행업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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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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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진정 기미를 보였던 신종 인플루엔자 A형(H1N1)이 일본 등 우리나라 주요 교역 대상국으로 퍼지면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이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어려움을 겪던 우리나라가 최근 겨우 경기 급락세를 멈췄는데 또다시 '전염병'이란 돌발 변수에 의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 현지와 무역협회 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여행업계는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대일 교역 차질..국내 경기 타격 우려 고조

일본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형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지 이틀째부터 일본을 상대로 하는 교역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개최하는 전시회에 출전의사를 표시했던 2개 일본 회사는 출전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미 코트라 도쿄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 과장은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출장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코트라 개최 전시회에 출전의사를 표시했던 2개 업체가 출전을 중지해 코트라 사업에 지장을 끼쳤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일본 공항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형 검역으로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져 일본인의 여행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는 "현재 오사카, 효고현 등 관서지역에 집중된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이 동경 등 관동지역으로 까지 확산될 경우 단기적으로 양국 협력으로 추진되는 각종 수출상담회나 전시회 자체가 불투명하거나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사태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일본 당국이 감염국가에 대한 출장과 대인 접촉을 자제토록 하고 있어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이 장기화 될 경우 무역·투자 등 대일 비즈니스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성명기 대한상공회의소 조사기획팀장은 "우선 일본을 상대로 하는 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고 사태가 더욱 악화된다면 엔화에 비해 원화가치가 올라가 전체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형이 확산되면 GDP가 0.4% 감소하고 엔화가치가 하락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국내 업계 중에서는 여행업계가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인 관광객의 유입이 줄어들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여행이 줄어들면 여행 수지는 또다시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4분기 4억3150억달러의 여행 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도 5억256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엔고 현상과 원화 절하가 겹쳐 일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는 기회를 맞이했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A형 발생이라는 돌발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김 과장은 "일본에서 일본 대기업들이 해외 출장을 자제해 한국을 포함한 해외 출장이 연기되거나 중지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말 감염자 발생을 계기로 여행 및 예방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진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국내의 업계 분위기는 아직 조용한 편이다.

국내의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지난주말까지 조용했다가 갑자기 일본에서 발생한 것이라서 아직까지는 추이를 지켜보자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고객들의 취소 문의가 많지는 않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A형이 발생한 오사카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으로 여행지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 최소 1~2개월 영향없을 듯

정부는 당분간은 신종인플루엔자 A형에 따른 위험이 교역에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예전 사스발생 때를 돌이켜보면 여행 쇼핑 관광객들 축소 등 일단 사람들간의 이동에 지장이 있었다. 교역 등 물적 이동은 당분간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최소한 한두달 정도까지는 별 염려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A형 검역 및 방역에 대한 주된 업무를 처리하는 질병관리본부의 판단은 다르다.

본부는 보건복지부에 "1918년 (스페인독감) 대유행 시에도 우리나라에 유입되기까지 (시간이) 1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조만간 (전염병 경보단계를) 5단계에서 6단계로 등급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부는 또 본부장 직속의 방역총괄조정과를 신설하고 주요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는 부산, 인천, 여수, 동해 검역소를 권역검역본부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국립보건연구원에 ‘인플루엔자 연구과’를 신설하고 전국 검역소에 전담의사 등의 인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국회는 추경 편성 당시 인플루엔자 A형 대응 위한 예산을 855억원을 편성했고, 가축질병 예방 예산도 161억원 늘린 바 있다.

정치경제부,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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