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위축 우려, 대비해야"···원·엔 환율 하락 수출 악영향 지적도
일본에 인플루엔자 A형(H1N1)이 확대된 지 이틀만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 일본 교역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개최한 전시회에서 일본 기업 두 곳이 참가를 중지하는가 하면 일본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일본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정부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염병 경보단계를 6단계로 등급 조정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을 강조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김경미 코트라 도쿄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 과장은 19일 "오사카 지역에 신형 인플루엔자의 감염이 확대되면서 산업계도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 대기업들은 해외 출장을 자제하고 미스크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트라가 개최하는 전시회에 참가 의사를 표시했던 일본기업 두 곳이 출전을 중지하는 등
이미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또 일본기업들은 해외 출장을 자제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해외 출장을 연기하거나 중지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날 무역협회는 "오사카 등 관서지역에 집중된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이 동경 등 관동지역으로 까지 확산될 경우 단기적으로 양국 협력으로 추진되는 각종 수출상담회나 전시회 자체가 불투명하거나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무역협회는 또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이 장기화 될 경우 일본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성명기 대한상공회의소 조사기획팀장은 일본에서 "인플루엔자 A형이 확산된다면 대일본 수출뿐만 아니라 원·엔 환율 하락으로 전체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하더라도 물적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거나 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스가 발생했을 때 인적 교류의 중지 조처가 있더라도 최소한 두달까지는 물적 교역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인식은 인플루엔자 A형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질병관리본부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본부는 이날 보건복지가족부에 "인플루엔자 A형의 대유행이 올 경우 우리나라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국가재난단계의 등급 상향 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본부는 "1918년 스페인 독감 때에도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시간이 1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며 주요 국제 공항과 항만이 있는 부산 인천 여수 동해 검역소를 권역검역본부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부는 또 직속 대책 부서를 신설하는 한편 인력을 대폭적으로 확충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정부 차원의 급박한 대응 움직임을 주문했다.
정치경제부,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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