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NHN 대표 |
지난 4월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인 NHN의 수장으로 취임한 김상헌 대표는 서울 중앙 지법 판사를 거쳐 LG에서 11년간 근무하면서 최연소 부사장에 오르는 등 색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업계는 당시 NHN의 새 대표로 재무 회계 정책 등을 총괄해 온 김상헌 경영관리본부장이 내정되자 의아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법조인 출신의 딱딱한 CEO와 창조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대표하는 NHN의 궁합이 맞지 않아 보였던 것.
하지만 벤처기업에서 시작해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직원 수 3000여명의 거대한 대기업으로 성장한 NHN은 새로운 관리체제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김 대표를 택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에서의 경험과 경영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바탕으로 정보유통플랫폼 고도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등 NHN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우선 올 여름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이 김 대표의 '선택과 결정' 능력에 대한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김 대표는 "올 여름 일본 진출 계획은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NHN은 일본 검색시장에서 3년 내 두 자릿수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3위 안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NHN은 현재 일본 법인에서 사내 비공개 서비스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중이다.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는 NHN의 일본 검색서비스 시장 성공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일본 검색 시장은 야후재팬과 구글재팬이 선점해 성공여부는 확신하기 어렵지만 NHN의 검색 기술력과 서비스 능력을 고려할 때 기대 이상의 성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은 "현재 일본 검색 시장은 야후에서 구글로 옮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네이버는 구글 못지 않은 검색 결과와 운영 노하우로 일본에 적합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의 또 다른 숙제는 포털 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저작권 규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다.
지난 연말 NHN은 불법음원유통방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또 지난달 정부는 불법복제물 삭제 조치를 3차례 이상 받은 게시판에 대해 6개월 정지나 폐쇄할 수 있다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과도한 규제로 인터넷 사업을 위축시키기보다 자율적인 선순환 자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NHN을 비롯한 국내 주요 포털들은 지난 3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를 조직해 자체적인 정화에 나선 상황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NHN은 올해 약 25개 정도의 신규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동통신사와 수익배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바일 서비스 외에도 게임 퍼블리싱 사업과 분할 자회사 'NHN 비즈니스 플랫폼'등의 사업을 향후 NHN의 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김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검색 부문에서의 차별화를 앞세워 강점을 부각 시키고 일본ㆍ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 업계를 이끌어 갈 수장으로서 김 대표의 선택과 결정이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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