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中 ''판다본드' 발행 승인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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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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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처음으로 외국계은행에 위안화채권(일명 판다본드) 발행을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국제자본이 중국 채권시장 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은 물론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성장시키려는 중국정부의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영국계 은행인 HSBC홀딩스와 홍콩의 동아은행이 중국 금융감독국으로부터 위안화채권 발행을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두 은행은 외국계 은행으로는 최초로 홍콩에서 위안화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다. 중국법인의 운용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새로운 판로가 개척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로써 13억 인구의 중국본토에서 HSBC와 동아은행은 중국 내 외국계 은행 중 투톱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적 경기후퇴로 경색된 신용시장에서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국적기업들에게 가뭄 속 단비로 작용할 전망이다.

리차드 요크 HSBC 중국지점장은 "HSBC가 위안화채권 발행을 승인받음으로써 다른 외국계 은행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홍콩이 역외 위안화 거래 중심지로 부상하는 데도 일조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HSBC 중국지사들이 지난해 순익을 기록하며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어 당장 본토에서 자금조달을 위한 채권발행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외국계기업들은 중국 본토로부터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적으로 기울이고 있었다.

중국의 저축률은 50%가 넘으며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중국 전체 예금규모는 7조85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러한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은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하려는 의지를 보이며 중국에서 개인 및 기업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편 위안화 채권 발행으로 중국 자금 시장의 개방 확대와 위안화의 국제화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달러 대신 위안화를 국제 무역 거래 통화로 사용코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중국의 4대 상업은행은 이미 지난 3월부터 국제 상품거래를 위안화로 체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위안화 채권발행이 급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보다 두 은행은 홍콩 투자자들이 보유한 위안화 자금을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상은행의 추정치에 따르면 이미 중국은행들은 홍콩에서 220억 위안(32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5년 일부 국제 투자기관에만 한 차례 위안화표시 채권 발행을 허용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와 아시아개발은행(ADB)에게 총 21억3000만위안 규모의 판다본드를 발행하도록 허가했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판다본드 시장은 중국 정부의 산하기관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19일 중국 농업은행은 만기가 각각 10년과 15년인 500억 위안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중 200억 위안 규모의 10년 만기 임의상환채권은 표면 금리 3.3% 적용받는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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