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 상장법인의 최대주주 변경건수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별 경기침체로 자금조달이 어려워 M&A(인수합병)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702개 가운데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장사는 모두 26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개사에 비해 16.13% 감소했으며, 변경건수도 36건에서 28건으로 22.22% 줄었다.
최대주주가 2번 이상 변경된 건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최대주주가 변경된 26개사 중 2회 이상 변경된 법인은 대한은박지와 현대건설 등 2개사로 전년도 5개보다 줄어들었다.
대한은박지의 경우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하며 자금사정이 나빠지자 지난해 9월 금융거래 정상화를 위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최대주주 임인찬 씨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15여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지난 3월4일 M&A 전문회사 프라임서키트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가 부채를 신주로 발행하는 출자전환으로 같은 달 다시 산업은행으로 변경됐다.
현대건설의 경우도 민유성 산업은행 행장의 ‘집중과 선택’전략에 따라 지난달 27일 외환은행에 일부 지분을 매각돼 지분율 12.4%로 외환은행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가 이달 11일 외환은행이 보유지분 3.66%를 시간외 대량 매매로 매각하면서 산업은행(지분율 11.15%)이 최대주주로 복귀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작년 10월 이후 기업 인수합병이 성사된 곳은 대부분 헐값에 매물이 나왔거나 기업회생 및 자금조달을 위한 조치였던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며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자금조달 위기에 빠지면서 계획했던 인수합병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해 기업주주의 손바뀜이 덜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이후 매각절차를 추진했으나 실패한 기업은 금호생명, 쌍용건설, 대우조선해양, 유진투자증권 등 모두 8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간 대규모 인수합병이 성사된 사례는 롯데그룹의 두산그룹 소주 부문 인수를 제외하곤, 헐값논란이 불거졌던 한화의 제일화재 인수와 KT-KTF합병과 같은 계열사간 거래 정도에 불과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과 같은 증시상승세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인수합병 시장도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에 따라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이 커 투자주의가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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