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레이더] 안전자산 팔고 위험자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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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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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세계 주식시장이 3월 이후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화된 반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는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반영해 주식자산과 함께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주요 원자재 가격 역시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세계 경기회복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로 저점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구리와 니켈 같은 비철금속 가격도 중국이 매수를 본격 확대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대표적 안전자산인 채권자산에 대한 투자매력은 크게 감소했다. 얼마 전까진 경기침체 국면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서로 경쟁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없어졌다. 국내 경우엔 상대적으로 기준금리를 활용한 통화정책에 여유가 있지만 한국은행 정책과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인하 사이클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세계 금융위기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투자자산 가운데 하나였던 금 가격도 온스당 900달러선 내외에서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당분간은 이처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화되는 대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과 원자재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를 악화시킬 만한 추가적인 악재가 더해지지만 않는다면, 선진국과 신흥국가를 대표하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바닥 확인 기대감과 향후 회복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어 세계 주식시장 상승기조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주식시장이 마땅한 조정없이 계속해서 상승해 왔다는 점과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쩍 높아진 점은 부정적이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은 과거 세계 주식시장 대비 할인거래되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어 가격부담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주가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가격부담을 줄일 수만 있다면 이는 시장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라 신용스프레드가 감소하고 있는 점, 각종 변동성 지표가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줄어든 점, 국내적으로는 환율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여전히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지수는 계속해서 상승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배분에 있어서는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해 주식자산 비중을 높이는 대신 채권자산 비중을 줄이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펀드 투자자는 세계 주식시장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입장에서 국내ㆍ외 주식형펀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겠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덜한 해외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주식형펀드 비중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선진 주식시장보다는 각종 경기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면서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을 이끌고 있는 중국과 인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채권형펀드는 금리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데다, 전달 금리하락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매수세마저 주춤해진 상황이라 다소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향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지속될 경우 주식과 원자재 같은 위험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투자비중을 계속해서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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