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400선을 돌파하자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늘어나고 있다.
지수가 1400선 위에서 상승 탄력을 잃자 이를 저항선으로 여긴 투자자가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0일 현재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는 1399억원 순유출로 올해 최대 자금이탈을 기록했다.
자금 이탈은 코스피가 1400선을 돌파한 뒤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수가 1400선에 안착한 이달 7일부터 20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는 10거래일 가운데 무려 7거래일 동안 자금 순유출을 나타냈다.
이는 코스피 1400선을 단기 고점으로 인식한 투자자가 조정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안호 동양종금증권 신사지점장은 "펀드투자자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별다른 조정 없이 쉬지 않고 주가가 오른 덕분에 어느 정도 수익을 올렸거나 손실을 줄였다"며 "조정 국면을 우려한 투자자가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환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 증시 폭락에도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한 사람은 손실을 크게 줄였거나 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BNPP Tops Value 펀드'는 국내 증시가 최고점이었던 2007년 10월부터 매월 꾸준히 자금을 불입한 경우 21일 현재 수익률이 7.69%에 이르고 있다.
주가가 꼭지가 아닌 시점에 펀드를 가입했다면 이보다 높은 수익을 얻었다.
따라서 수익을 거둔 사람 가운데 일부가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격이 비슷한 펀드에 나눠 투자한 경우 성적이 신통치 않은 펀드를 교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기태 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장은 "연초 이후 주식 시장이 호조를 보였는데 이를 못 쫓아가는 펀드에서 성과가 좋은 펀드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성과가 좋은 국내 성장형펀드나 중국 펀드로 교체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자금 유출이 일어난 이달에도 성적이 좋은 '신한BNP Tops Value'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미래에셋인디펜더스' 펀드는 꾸준히 자금을 늘리고 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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