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수익성·건전성 "바닥 아직 일러"

  • "금융시장 불안 지속, 추가 하락 불가피"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보험업계의 수익성 및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그러나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불안요인이 여전히 산재해 있어 아직 바닥을 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08회계연도 생명보험업계 순이익은 전년 대비 7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업계도 순이익이 21.8%나 감소했다.

보험사들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주가 폭락으로 엄청난 투자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을 메우기 위해 충당금을 대거 쌓다보니 순이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지난 회계연도 생보사들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했으며 손보사들도 0.8%포인트 떨어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생보업계가 10.1%에서 2.9%로, 손보업계는 18.4%에서 13.4%로 각각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보험사 수익성 악화에 일조했다. 과거에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판매한 상품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최근 자산 운용 수익률이 급락하다보니 역마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역마진 현상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의 자산 운용 여건이 악화되면서 이자율차(예정이율과 실제이율 차이) 손실이 크게 늘었다"며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이자율차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운용 자산 중 채권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하락 속도가 예정이율 하락 속도보다 빠르면 금리연동형 상품에서도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 상황에 덜 민감하고 비교적 안정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체 자산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무 건전성 악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보험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의 경우 생보사들은 전년 대비 20.8%포인트, 손보사들은 13.2%포인트씩 떨어졌다.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라는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자산 재평가와 자본 확충 등을 실시했지만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 이미 엄청난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 채권을 추가 발행할 경우 재무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의 경우 손실을 제대로 털어내지 않은 상태로 결산실적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의 안정성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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