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통장' 인기 폭발에도 은행은 '시큰둥'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가입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지만 정작 은행들의 반응은 썩 좋지만은 않다. 수익성 개선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주 영업일 기준으로 출시 2주만에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하나·기업은행과 농협 등 5개 금융기관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463만8000명을 기록했다. 가입 잔액은 6400억원에 달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139만3000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농협이 96만8000명으로 2위, 신한(90만8700명), 기업(66만7200명), 하나(70만1000명) 순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주택 소유 여부나 세대주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또 공공·민영 주택 모두에 청약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와 함께 당초 예상보다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은행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은행들이 자금을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없어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통해 들어온 자금은 국민주택기금으로 조성된다. 국토해양부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계좌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 더욱 많이 소요된다는 점도 은행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열풍이 불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 개선 효과를 당장 기대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익을 보는 것에 기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은행이 과거 국민주택기금을 관리하면서 고객 확보 기반을 넓힐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출현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서민은행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이 국민주택기금 관리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 당장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조성된 자금을 근로자 전세자금 대출 등 국민주택기금 대출로 운용하고 있다.

한편 증시 랠리와 함께 은행권에서 이탈했던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는 낙관론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론이 우세하다.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하이닉스의 유상증자 공모 청약에 26조원이 몰리면서 은행권에 청약 증거금이 몰렸기 때문.

증권사들이 청약 증거금을 은행의 수시입출금식(MMDA) 예금 등에 예치하면서 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은행권의 저축성예금은 전월 대비 4조8714억원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폭은 전월에 비해 10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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