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TV와 가전 휴대폰 등 제품 전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거나 답보상태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시장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컬러TV 시장점유율은 49.5%에 그쳐 2년 만에 점유율 50% 선이 무너졌다. 최근 삼성전자가 추정한 1분기 휴대전화 점유율 역시 48.7%로 지난해 같은 기간(50.9%) 대비 2.2% 하락했다.
2007년과 2008년 각각 42.5%, 40.1%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에어컨 부문 점유율도 1분기에는 36.3%에 그쳤다. 2월 중순 김연아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마케팅에 나섰지만 40%를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이 밖에 세탁기 점유율은 40.0%로 지난해 평균인 41.9%보다 하락했고, 냉장고는 44.5%로 지난해(44.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반적인 시장점유율 하락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제 위기와 늦춰진 조직개편으로 신제품 출시 및 마케팅 시기가 늦어짐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1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인 만큼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 역시 덧붙였다.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어든 것도 이번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분기 동안 마케팅 비용으로 6683억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4분기 마케팅 비용(1조9481억원)에 비해 1조2798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1분기에 14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영업적자 9371억원)에 비해 1조847억원의 실적 향상이 이뤄진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는 마케팅 비용 축소 금액과 엇비슷한 규모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실적 개선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줄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나 휴대폰 부문은 여전히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며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소폭의 점유율 등락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며 “최근 신제품 라인업 출시와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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