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는 봉하마을 사람들의 마음만 아프게 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걱정도 키우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하면서 봉하마을에서는 친환경 농법과 다양한 수익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는데 이런 사업들이 좌초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휩싸인 것.
이는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주체들이 바로 청와대 전 비서관들인 데 따른 것이다.
이들 비서관들은 봉하마을에 내려온 뒤 마을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새로운 수익 사업에 대한 설득작업을 적극적으로 벌이는가 하면 자신들이 솔선수범해 새로운 농법을 적용시키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오리농법 개발자를 찾아 농법을 전수받은 것.
봉하마을은 지난해 2만평 가량의 논에 오리농법을 적용해 생각외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확량뿐만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을 지니게 되자 마을 사람들도 변했다. 포장에도 더욱 신경을 쓰는 등 고부가 농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올해 마을 사람들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오리농법뿐 아니라 우렁농법 등 다양한 친환경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대상지도 1년 전보다 10배나 많은 20만평으로 늘렸다.
또한 마을 사람들은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주말농장을 분양하는 등 관광지로서의 변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현재 마을에 들어서는 입구에 벌이고 있는 정비작업 역시 이런 일련의 과정이다.
마을 사람들은 정비사업을 위해 각자 자신들의 여건에 맞게 땅이나 금전적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는 마을 사람들의 이런 경제적 발판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비서관들이 마을을 떠나게 되면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구심점을 잃게 되는 것이 마을 사람들의 걱정인 것이다.
봉하마을 이장을 비롯해 주민들은 25일 밤에 모여 향후 마을 사업에 대한 걱정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노 전 대통령 퇴임 뒤 봉하마을 주변 친환경 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봉하에 투자한 70억원 중 일부가 부동산 거래 방식으로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게 건네진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또한 봉하마을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해/ 김종원 안광석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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