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율보다 무서운 초강성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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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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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보다 더 무서운 것이 초강성 노조입니다"

한 자동차업계 임원의 말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타격을 만회하는데 매진하기에도 여력이 없을 자동차 업계가 집안싸움에 지친 기색이다.  

현대기아차그룹 15개 계열사 노조는 지난 26일 현총련(현대그룹 내 노조연합)이 해체된 이후 처음으로 '연대투쟁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쌍용차는 노조 파업으로 정상 조업이 어렵자 임시 휴업했다. 사측의 정리해고안에 반발하며 2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쌍용차 노조가 사무직 등 비조합원 출입마저 전면 봉쇄하기에 이르자 내린 결정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연례 행사가 되버린 노조 파업으로 매출 손실은 물론 대외 신인도 하락, 내수시장에서의 소비자 불신 누적 등 무형의 타격을 입고 있다.  

과거의 화려했던 명성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은 자생력을 잃어버린 미국의 '빅3' 자동차 회사 뒤에도 귀족 노조의 횡포라는 핵폭탄이 있었다.

지난 12일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은 "노사간 대립과 고비용 구조로 공멸 위기에 처한 '빅3' 자동차 회사의 서글픈 현실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며 "노사간의 불합리한 관행을 답습해서는 결코 세계 최고 자동차 업계의 대열에 합류할 수 없다"고 지적했었다.

하지만 빅3의 사례를 재연해서는 안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지 보름도 채 안되 집안싸움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북한의 핵실험 단행 등 우울한 사회 이슈가 터진 상황에서 강행된 데 대해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노조 한 관계자는 "굵직한 사건들이 터졌지만 파업 일정에 변경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일이 스스로 목을 죄는 올가미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짚어 봐야한다. '지나치면 미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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