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계 빚이 5년 9개월 만에 감소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1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8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88조2463억원) 대비 4조5935억원(0.7%) 감소했다.
가계신용이 감소한 것은 카드대란이 발생한 지난 2003년 2분기(2525억원↓) 이후 처음이다. 감소폭으로는 7조1213억원 줄어든 1998년 3분기 이후 최대.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6.7%(43조2276억원) 증가했다.
1분기 예금은행의 대출(3조5451억원) 증가했음에도 가계신용이 감소한 것은 신용카드회사 등 여신전문기관의 판매신용이 1분기에만 3조9953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상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 감소와 맞물려 신용 결제가 큰 폭으로 줄었다"면서 "최근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2분기에도 가계신용이 감소할 지 예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수(1667만3162가구)를 기준으로 할때 가구당 부채 규모는 4101만원으로 전분기(4128만원) 대비 27만여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가계 빚 가운데 가계대출은 6383억원 감소했고 판매신용은 3조9553억원 감소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3조5451억원 증가했고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은 리스크 관리, 금리 경쟁력 약화 등으로 2조1715억원 감소했다.
올 1분기 카드사, 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기관 대출은 1조9004억원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국내 여신업계가 회원자격 강화,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 등 리스크 관리에 매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금잔액의 금융기관별 비중을 전분기말과 비교하면 예금은행(59.9% → 60.5%)이 상승한 반면, 신용협동기구(18.2% → 18.0%), 여신전문기관(4.8% → 4.5%)은 하락했다.
용도별로는 주택용도 대출 비중이 전분기(43.5%)에서 1.2%포인트 상승한 44.7%를 기록했다.
만기별(신규취급액기준) 비중은 '2년 이상~10년 미만'이 상승했고 '10년 이상'의 구성비(36.2% → 33.4%)는 하락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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