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노조 15년만 연대투쟁 결의
-쌍용차 노조 '옥쇄파업'
-美 GM은 파산 '초읽기'에 고강도 구조조정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하투(夏鬪)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완성차 노조가 현실과 동떨어진 요구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노사간 극렬한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쌍용차는 평택공장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로 틀어막는 이른바 ‘옥쇄파업’을 벌이고 있다. 임단협이 진행 중인 현대·기아차나 GM대우 노조 등은 고용보장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매년 겪은 일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업체들이 파산에 직면해 있거나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한국만 역주행을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사브와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 신청을 한 상태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미국 GM은 오는 6월1일 파산 여부가 결정된다. 일부 언론에서는 미국 시각으로 오는 29일 파산보호 신청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정부가 3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GM을 파산시킨 후, 재구성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GM은 파산보호 신청 이후 2만1000명을 줄일 예정이다.
감원 돌풍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는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도요타도 정규직 1000명과 비정규직 6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닛산은 무려 2만 명을 감원한다.
그럼에도 국내 완성차 노조는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15개 노조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며 연대투쟁을 결의했다.
옥쇄파업 중인 쌍용차 노조는 26일 비조합원의 회사 출입까지 전면 봉쇄했다. 결국 회사 측은 SUV 생산라인 야간조를 이달 말까지 휴업하기로 했다. 직장 폐쇄까지 검토되고 있다. 27일 1차 임단협에 돌입하는 GM대우도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영난을 겪는 상황이어서 임금 인상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현실을 외면한 노조의 주장이 국내 차 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노사대립은 생산성을 떨어뜨려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현실에 역행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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