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서거]봉하마을 전설, 또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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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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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그의 고향 봉하마을에 얽힌 전설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봉하마을을 찾는 조문객이 갈수록 늘면서 인근 자연 경관이나 유적에 대한 관심도도 자연 높아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봉화산(자암산) 부엉이바위에서 좀 더 마을 바깥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또 다른 큰 바위가 눈에 띈다. 일반인에겐 사자바위로 알려진 이 바위는 현지에선 ‘학산’으로 통한다. 그 형상이 먹이를 노리는 학과 같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봉하마을 인근 양지마을에 60년째 거주 중인 김용규(75·농업) 씨는 억센 사투리로 “사자바위는 무신, 내 할아버지 때부터 학산이라고 불렀는데”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학산 맞은편으로 길쭉한 모양의 낮은 산이 있다. 옆에서 보면 뱀이 움츠리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뱀산(경자산)이다. 또 뱀산과 학산 사이로 둥근 모양의 구릉이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개구리동네’라고 부른다. 
김씨는 “3개 산 모양새가 꼭 뱀은 개구리 잡아먹으려 하고, 학은 뱀을 노리는 모양인기라”라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3개 산 일대는 모두 일제시대 전까지 늪지대였다고 한다. 옛날 ‘개구리동네’에 살던 한 아낙네가 집을 나서다 맞은편 2개 산이 물 위에 뜬 개구리를 노린 모습과 같다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 생전 노 전 대통령도 퇴임 후 이를 소개하며 “내가 대통령 된 후 뱀산을 용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며 “대통령 하나 나왔다고 용이 돼 승천해 버리면 이 동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느냐”고 농담했다.
부엉이 바위 부근 바위에 새겨진 ‘역모양 마애불’도 화제다. 고려시대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마애불은 현재도 많은 미스테리를 간직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바위에 정모양으로 새겨진 이 마애불 조각은 이후 바위가 역방향으로 무너지면서 옆으로 누운 모습으로 남게 됐다.  
안내판에는 중국 당나라 때 황후가 꿈에 남자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이를 달래보고자 세운 것으로 설명돼 있으나 마을 주민들의 얘기는 다르다.
김씨는 “부엉이 바위 건너편 뱀산에 피미고개라는 곳이 있는데 후에 중국에서 온 지관이 맥을 잘못 건드려 지진이 나면서 이곳에서 날라 온 돌이 마애불을 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마애불에서 피가 났다 하여 피미고개의 지명이 그렇게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김해 = 김종원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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