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원화가치 하락, 신종인플루엔자 확산 등으로 해외여행이 크게 줄면서 신용카드 해외사용금액이 10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1분기 중 거주자의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해외에서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를 사용한 금액은 11억 달러로 전년 동기(18억3000만 달러) 대비 40.0% 급감했다. 이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 4분기(-40.2%)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도 13.1% 감소했다.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지난 2003년 3분기부터 20~40%의 가파른 증가세를 그렸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해 3분기에는 8.6%로 증가폭이 축소됐고 4분기에는 27.6% 감소하며 5년 반 동안의 성장세가 멈췄다.
이는 지난해 1분기 956.0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1415.2원으로 하락하고 경기 위축 등으로 해외여행객(-34.0%)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선영 한은 외환분석팀 과장은 "신용카드 사용액은 계절적 요인에도 추세적으로 늘고 있어 이 정도 감소폭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면서 "원화 가치 하락, 경기 침체, 신종인플루엔자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사용인원과 1인당 사용금액도 185만2000명, 594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7%, 22.3% 각각 축소했다. 전기대비로는 9.3%, 4.1% 감소한 것.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가 8억3000만 달러(75.2%)로 지난해 2분기(80.4%) 이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었다. 반면 직불카드는 2억7000만 달러(24.8%)로 3분기 연속 상승했다.
한편 비거주자가 올 1분기 국내에서 신용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6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5억1000만 달러)에 비해 26.5% 증가했다. 이는 원화 약세로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24.3%)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1인당 신용카드 국내 사용금액은 490달러로 전년 동기(491달러)와 큰 변동 없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