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북 강경태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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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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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해 러시아가 과거 에 비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는 핵실험이 실시된 25일 북한의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명백히 규정하면서 유감의 뜻을 밝힌데 이어 26일에는 불과 이틀 후로 예정된 북한과의 정부 간 통상경제 및 과학기술 위원회 개최를 무기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27일 러시아 외무부는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를 소환해 다시 유감을 표명하면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내리 사흘째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은 날 러시아 당국자는 이번 핵실험 이후 극동지역 안보를 고려해 군대 이동은 아니더라도 군사적으로 '예방적' 조치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관측통들은 일단 2006년 10월의 1차 핵실험때보다 강화된 북한의 핵능력이 동북아시아 불안정을 초래해 러시아의 극동개발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안보적인 '걱정'도 담겨 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장소인 함경북도 길주군이 러시아 극동지역과 불과 200여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지리적 여건 상 만약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 영향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7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으며 러시아는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북한의 행위가 경제적, 환경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러시아가 대북 강경태도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로는 북한의 6자회담 이탈을 막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2차 핵실험을 기회로 북한을 최대한 압박해 6자회담에 복귀시켜 한반도 비핵화 논의 프로세스를 진행, 러시아의 대 한반도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것.

북한의 의도대로 2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이 인도와 파키스탄과 비슷한 수준의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되면 현재의 6자회담은 미-북 양자 대화 구도로 전환될 것이며 그 경우 러시아가 설 자리를 상실한다는 현실인식이 자리잡고 있어 보인다.

가뜩이나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가는 상황도 러시아로선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때문에 러시아는 현재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역설하면서도 6자회담 복귀를 통한 대화가 사태 해결책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러시아는 김영재 주러 북한 대사를 소환하고서도 역내 안보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6자회담에 북한이 즉각 복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순환 의장국으로서 북한의 2차 핵실험 이슈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입지를 키워 보겠다는 의도도 깔렸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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