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조' ....항공사 '시장난립' 파장 예고 논란

정부가 항공운송사업 면허 규정을 대폭 완화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최근 항공사업자가 면허체계를 기존 정기와 부정기에서 국내항공운송사업과 국제항공운송체계로 변경키로 했다.

국내항공운송사업 면허 기준의 경우 항공기 1대 이상에 자본금 50억원이며, 국제항공운송사업은 항공기 3대에 자본금 150억원이다.

현행 정기운송면허 기준인 '항공기 5대 이상 자본금 200억원'과 비교해 크게 완화됐다. 이 같은 항공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이달 입법예고를 거쳐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양대 항공사와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4개의 저가항공사 체제는 다자간 과잉경쟁 체계로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토부는 현행 국제선 면허조건인 국내선 1년간 1만회 무사망사고 조항을 폐지해 곧바로 국제선 취항을 가능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그리고 이스타항공은 개정직후부터 국제선을 띄울 수 있다. 현재 국제선 취항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의 3개사로 한정됐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선 무사망사고 조항은 항공사의 신임도나 안전도를 우려해 만든 하나의 조치였다”며 “이 같은 법 개정이 이뤄진다면 국민의 안전은 무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해 국제선도 취항 못하고 사리지는 업체가 생기는 현실을 정부는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신규 항공사들이 집중했던 제주노선의 운항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신규 항공사들은 국내선 의무운항기간 안정적인 탑승률이 보장된 제주노선을 집중적으로 운항해 왔다.

하지만 항공사들이 국내선 의무운항 조항이 사라지면서 국제선에 치중할 것으로 전망돼 제주 국내노선이 홀대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국외선 항공시장에 진입을 준비하는 신규업체들이 있어 내년부터 국내항공시장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사 설립 기준이 낮아지면서 시장난립 현상과 함께 국내노선 자체도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권 기자 [e-mail]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