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권의 무게 중심이 아시아로 옮겨오고 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미국, 영국 등 서구 금융 중심지는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오명과 함께 여전히 경기침체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홍콩,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上海) 등 아시아 금융 중심지는 세계적인 금융·비즈니스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먼저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허브 건설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중국 상하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상하이를 글로벌 국제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는 정책을 올해 초 승인하고 지난달 말에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상하이를 국제 금융허브로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의 하나로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계 유수의 금융사들이 상하이로 몰려드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홍콩은 1960년대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경제성장과 자금 수요 확대에 힘입어 국제금융중심지로 성장했다.
중국 반환 당시 중계무역과 국제금융 중심지라는 홍콩의 역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달러 마켓을 유치하는 계획적 개발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금융허브를 구축했다.
대내적으로는 금융허브 활성화 정책, 대외적으로는 국영투자회사 테마섹(Temasek), 국유민영 싱가포르개발은행 및 영국계 글로벌은행 스탠다드 차타드의 3각 편대를 구축하여 아시아 금융시장 투자를 확대, 아시아 최강의 글로벌 금융제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화교 자금의 중심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 화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본토 자금도 일부 유입되면서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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