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영웅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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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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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아의 링컨을 꿈꾼 노 전 대통령 오늘 영결식
 
 ‘한국의 링컨’을 꿈꿔온 노무현 전 대통령이 63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지 7일째인 29일  국민의 애도를 뒤로 한 채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
 이제는 고향인 봉하 마을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한가롭게 이웃 주민과 대화하며 소박한 시민이 된 노 전 대통령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미국 링컨 대통령을 제일 존경하며 링컨과 같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소망이었다.  또 그는 ‘노무현이 만난 링컨 대통령’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책에서 우리 민족이 남과 북, 동서로 분열돼 쟁투가 끊이지 않은 이 시대와 링컨 대통령이 직면했던 그 시대와 너무 유사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링컨이 ‘만일 나라가 스스로 분쟁하면 그 집이 설 수 없다’는 구절을 인용 우리의 동서 간의 지역 통합 없이는 개혁도, 통일도 모두 불가능하다. 통합의 문을 통과해야만 개혁도, 발전도 가능하다”고 지적하며 남과 북, 동서간의 갈등을 걱정했다
 이런 노 전 대통령은 죽음의 방법은 달랐지만 강제적인 수단에 의해서 생을 마감하는 것까지 비슷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일부에서 검찰이 표적수사, 과잉수사 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에 비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부·여당 쪽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그 쪽에만 온 수사력을 집중하고 언론에 과잉 노출한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 때문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사실 뇌물로 받았다고 하는 600만 달러 그 액수는 다른 대통령들의 불법 자금에 비하면 극히 작은 액수 일 것이다.  한국의 권력형 부정부패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인지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전국 각지에 차려진 분향소에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정계, 재계 가릴 것 없이 추모객들이 매일 분양소를 찾았고 지지자들은 봉하 마을로 모여 눈물로 하루를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시행착오도 겪고 많은 반대에 봉착했지만 그런 노력이 한국 민주주의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그의 기여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인권 변호사 시절 노동자의 편에서 권력에 항거했던 모습, 5공 청문회 모습, 3당 합당에 당당히 반대하며 거수했던 모습, 퇴임 후 마치 시골 촌부와도 같은 결코 전직 대통령답지 않았던 모습 등이 주를 이뤘다.  그는 권위주의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몸을 던졌다.
 하지만 이런 평가가 있는 반면 신자유주의를 맹신했던 참여정부가 결국 지난 수십 년 간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중산층을 무너뜨렸고, 전형적인 양극화 현상을 불러 왔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적인 경제 호황 속에 달러의 하락, 저금리 기조 덕분에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 '2만 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청년 고용 악화, 자영업자 붕괴로 민생은 파탄에 이르게 됐다.
 이런 그의 업적은 역설적으로 보통 그의 단점으로 여기는 성격이나 행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되돌아보면 노 전 대통령에게는 결벽증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또한 그의 격정적인 성격과 서로 통한다. 그런 그가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제 어느 누가 감히 그런 비리를 저지르겠는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죽은 권력’을 향했던 공권력의 예리한 칼끝이 ‘산 권력’을 향한 부메랑이 되어야 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공권력은 정당성을 잃고 국가권력의 원천인 국민들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이런 걸 모를 리 없는 노 전 대통령이  ‘원망하지 마라’는 한마디로 그것마저 차단하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잃어 모두 커다란 슬픔에 젖어 있지만, 정작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정치의식을 발휘하여 슬픔을 승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몫은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의미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개헌 문제를 포함해 비리 재발 방지와 국민들로 외면 받고 있는 정치개혁 등 민주주의 체제를 보다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제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때 노 전 대통령을 잃은 안개처럼 드리운 슬픔과 분노도 새로운 민족적 영성과 에너지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지닌 역사적 의미는 의도하지 않은 살신성인의 업적에 있다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 함께 삼가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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